마리안느 세이지브레트의 영화 '바그다드 카페 : 디렉터스컷'
작열하는 태양열 아래 지독한 건조함 속에 마주 친 두 여자가 낯 선 듯 낯 익은 듯 서로를 마주 보고 섰다.
바로 앞에 있는 이 여자는 나일까?
겨우 하루 몇 대 지나가는 트럭과 운전사들을 상대하며 장사를 하는 브렌다는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손자까지 돌봐야하는 현실이 너무나 버겁다.
오늘도 남편은 카페의 가장 중요한 도구인 커피 머신을 고쳐 오지 않았다. 커피가 없는 카페, 남편에게 아니 지금 닥친 모든 현실에 화가 난 브렌다는 과감히(?) 남편을 내쫓았다.
그런데 눈물이 나는건 왜일까....
처음 여행을 시작할 때부터 일이 이렇게 될 걸 미리 알았지만 정작 남편이 보여주는 치욕적인 비매너에 야스민은 갈라(?) 서기로 결심한다.
기다렸다는 듯이 가방을 갖고 내린 아내 야스민을 두고 남편은 꽁무니가 빠져라 도망치듯 차를 몰아 사라졌다.
황량한 이국땅에 남겨진 야스민은 터덜터덜 걸어 나간다.
황량한 사막에서 마주 친 두 아내
서로 다른듯 보이지만 사실 서로 비슷한 처지에 만난 브렌다와 야스민의 관계가 시작된다.
이들의 관계는 브렌다보다 야스민의 강한 의지로 시작되는데 브렌다의 강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야스민은 이곳이 자신에게 제2의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었거나 미리 계시를 받은 것마냥 눌러 앉기 위해 올인한다.
그것이 야스민의 성향일 수도 있겠지만 어찌됐든 브렌다에게는 신이 보내신 마법같은 존재였다.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보였던 두 여자에게 신기루같은 하루하루가 쌓이고 이제 내일이 두렵지 않다.
너무나 강렬해서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은 영화인데 눈물 범벅이 된 브렌다와 땀 범벅이 된 야스민의 첫 대면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 장면은 이 영화의 처음과 끝을 그대로 말 해 준다. 서로가 서로에게 마법같은 새로운 인생을 선물해 주는 마음이 따스해 지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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