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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지혜로운 이야기

모략을 활용하는 지혜


지혜는 용기를 키우지만, 용기는 지혜를 키우지 못한다.


사람들은 물에 빠지면 죽는다는 걸 알기에 물에 들어가지 않고, 불에 타면 죽는다는 걸 알기에 불을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은 모두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다.
그것은 지혜가 있기 때문이다.

물에 뛰어들어도 빠져 죽지 않을 자신이 있고, 불에 뛰어들어도 타죽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아무리 위험한 상황이라도 겁날 것이 있겠는가?
따라서 용기가 지혜로운 판단에서 나온다면 이 또한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다.

지혜로운 판단을 거쳐서 용감히 나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망설이기만 한다면, 그것은 용기가 부족한 것이기에 마땅히 담력을 키워야 하고, 지혜의 판단이 없이 맹목적으로 덤비는 것은 용기만 지나친 무모한 것 이기에 마땅히 지혜를 길러야 한다.


모략의 뜻은 계략이나 책략을 말한다.
이 말에는 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가 함께 들어있다.
그러나 용기와 지혜가 겸비한 모략을 지녔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시극굉

후당의 명장 시극굉은 모략가였다.
그가 칙명을 받고 상주를 구원하러 갈때, 추밀사 이휘고는 그가 임금의 중용을 받는 것에 시기심이 발동했다.

그래서 군사는 약체인 군사로 몇 천 명만 내주고, 무기도 낡아서 무기력한 무기들만 내주었다.
그리고 시극굉이 군사를 거느리고 상주에 도착한 다음에는, 시극굉을 소환하고 주광업으로 대체시키려고 사자를 보냈다.


시극굉은 경성에서 온 사자에게 이렇게 호령했다.
"적병은 지금 우리 손아귀에 있다.
 불일간에 적들을 소멸할 때인데 나를 소환하다니, 조정에서는 절대 그런 명을 내릴 수가 없다.
 너는 조정에서 보낸 사자가 아니다.
 적이 보낸 첩자다."

그러고는 사자를 즉시 참해 버리려고 했다.
그러니 사자는 벌벌 떨며,
"소인은 정말 추밀원 이 대감께서 보낸 사자올시다."하고 항변했다.

"이 추밀? 이 추밀이 직접 왔다고 해도 나는 용서하지 않고 죽였을 것이다."

시극굉은 사자를 참해 버리고는, 배에 장막을 치고 그 안에 군사들을 숨겨 상주의 적들에게 쳐들어가 대승을 거두었다.

조정에 이휘고같은 간신이 있기에, 만약 시극굉이 싸우지 않고 경성으로 돌아갔다면 이휘고는 다시 공을 세우지 않고 돌아왔다는 죄명을 씌워 시극굉을 해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극굉은 이휘고의 간계를 물리치고 끝내 적병을 대패시키고 성을 보존했으니, 이는 용기와 지혜가 있을 때만 가능한 모략이다.

옛말에 호랑이 꼬리를 밟고 있으면 호랑이한테 물리지 않고, 용의 몸뚱이를 채찍으로 후려치면 뱃속의 구슬을 토해 낸다고 했다.
이 또한 용기와 지혜를 가진 모략이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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