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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 우리...지옥에서 보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젊었을 때는 여자와 아이까지 살아있는건 모두 죽여봤다는 악마같은 살인자 윌리엄 머니의 찌들은 노년은 다시한번 살인의 유혹에 흔들리고 만다. 

죽어 마땅한 놈을 처단하고 돈도 벌수 있다는 말에 머니는 친구와 함께 길을 나선다.


총을 내려 놓은지 10여년 무기력해지고 쇠약해진건 몸뚱이뿐만이 아니었다. 총질도 늙은 말도 제대로인게 하나도 없다. 

아내 없이 두 아이를 키우며 지난날을 회계하며 살아가고 싶었지만 나아지지 않는 살림과 아직 어린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생계형 핑계로 머니는 마지막으로 총을 들기로 한다. 


현상금 1000달러가 걸린 놈은 창녀의 얼굴과 몸에 난도질을 했으므로 죽여도 양심의 가책은 덜 느끼게 될 것 같다. 그러고보니 그 놈이 저지른 만행은 지난날 머니가 했던 악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나쁜 놈을 처단하기 위해서는 더 나쁜 놈의 힘이 필요하다. 이 정도면 죽은 아내도 이해해 주겠지. 지난날 악명 높던 총잡이가 다시 총을 잡았다.


설명으로만 듣는 그의 과거는 흘러가는 구름처럼 희미하고 어린 남매를 힘겹게 키우는 기운 없는 중년 남자의 허름한 모습만 눈에 들어 온다. 그가 다시 살인을 하러 떠나는 걸 허락(?)하게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지옥에서 보자

세상을 어지럽히는 나쁜 놈을 없애기 위해서는 더 나쁜 놈이 필요하다는걸 그게 바로 자신이라는걸 머니는 그렇게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싶었던 것일까?  

예상치 못한 살인이 늘어가고 머니는 마지막 총을 쏘며 놈에게 외친다. 우리...지옥에서 보자고. 비 속으로 멀어져 가는 머니의 뒷모습이 처량하기만 하다.


서부 활극 하면 떠오르는 인물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마지막 서부극이다. 

자빠지고 넘어지며 말도 제대로 못 타는 기운 없는 왕년의 서부 사나이는 비껴가지 못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 주면서 연민을 느끼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우라를 뿜는 그의 연기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