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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History

고대 삼국의 건국신화


하늘의 사람인 해모수와 물의 신인 하백의 딸이자 농업의 신인 유화에게서 주몽이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활을 잘 쏘아 사람들은 그를 주몽이라고 불렀다.


주몽은 늘 금와왕의 일곱 아들과 함께 사냥을 다녔다.
재능과 기예가 뛰어나서 어떤 왕자도 주몽을 따라 잡지 못했다.

그러자 태자 대소가 시기하여 왕을 찾아가 말했다.
"주몽은 신령스러운 용맹이 있고 보는 눈이 남다릅니다.
 일찍 없애지 않으면 훗날 반드시 근심을 크게 할 것입니다."

아들들의 모함이 거듭되자, 금와왕은 솔깃하여 주몽의 마음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그 사실을 안 주몽은 유화를 찾아갔다.
"저는 하늘의 자손인데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못합니다.
 차라리 남쪽 땅으로 가서 나라를 세울까 합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계시니 감히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유화는 그윽한 눈빛으로 주몽을 보며 말했다.
"어미 걱정은 말고 네 뜻을 펼치거라."


고주몽, 고려를 세우다

주몽은 오이.마리.협부 세 사람과 함께 졸본으로 갔다.
일행을 모두  한 자리에 모아 놓고 임금과 신하의 지위를 정한 뒤 스스로 왕이 되었다.


어느 날, 비류국의 송양왕이 사냥을 나왔다가 주몽을 보고 말했다.
"이곳은 너무 작아 두 왕이 나눌 수 없다.
 그대가 나라를 세운 지 얼마 되지 않으니 마땅히 나를 따라야 하느니."

주몽이 받아쳤다.
"나는 하늘을 계승했으니, 그대가 만약 나를 따르지 않는다면 하늘이 반드시 그대를 죽일 것이로다."
이에 송양왕은 활쏘기로 주몽의 재주를 시험하고자 했지만 주몽을 이길 수는 없었다.

어느 날 주몽은 서쪽으로 사냥을 나갔다.
흰 사슴 한 마리를 사로잡아 거꾸로 매달아 걸고는 주술을 펼쳤다.
"하늘이 비를 내려 비류국의 왕도를 물바다로 만들지 않는다면 너를 놓아주지 않으리라.
 이런 괴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하거든 네가 능히 하늘에 호소하라."

사슴이 슬피우니 그 울움이 하늘 높이 사무쳤다.
칠일 동안 장마비가 쏟아져 비류국의 왕도는 물바다가 되었다.
그제야 송양왕은 무릎을 꿇었다.

그해 7월에 골짜기에서 검은 구름이 일어나더니 온 산을 뒤덮었다.
수천 명의 사람들 소리와 나무 베는 소리만 들렸다.
주몽이 말했다.
"하늘이 나를 위해 성을 쌓는다."

                          ▲ 오녀산성(고구려의 첫 도읍지 졸본성으로 추측됨)

정말 7일 만에 구름과 안개가 걷히고 성곽과 궁궐이 스스로 이루어졌다.
주몽은 하늘에 절을 올리고 성으로 들어가 살았다.
나라 이름을 고구려라 하고, 자신의 성씨도 '해'에서 '고'로 바꾸니 고주몽이 고구려를 일으킨 것이다.

고주몽은 나이 사십이 되던 해에 하늘로 올라가 다시는 내려오지 않았다.
이에 주몽의 태자 유리(재위 BC19∼AD18)는 주몽이 남기고 간 옥 채찍을 산에 묻어 고주몽(동명성왕)을 장사지냈다. 

 
백제와 신라의 건국신화

졸본의 부여왕은 주몽이 보통 사람이 아님을 알아보고는 둘째 딸을 주몽에게 시집보냈다.
둘 사이에 맏아들 비류와 둘째 아들 온조가 태어났다.

세월이 흘러, 주몽의 아들이라는 이가 나타났다. 이름은 유리(고구려의 2대 유리왕).
주몽은 유리가 자신의 아들임을 확인하고 바로 태자로 삼았다.

이에 비류와 온조는 유리가 자신들을 받아들이지 않을까 두려워 열 명의 신하를 데리고 남쪽으로 떠났다.
이때 많은 백성들이 그 뒤를 따랐다고 한다.


온조는 나중에 비류를 따르던 신하와 백성을 합쳐 나라이름을 십제에서 백제라고 정했다.



옛날 진한 땅 서라벌에 여섯 개의 마을이 있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신인(神人) 여섯이 한 마을씩 다스렸는데, 이들은 하루 빨리 임금을 얻고자 하늘에 기도를 올렸다.

                          ▲ 박혁거세가 태어났다는 우물지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신묘한 기운이 드리워지더니 나정이란 우물을 비추었다.
우물 옆에서는 흰 말 한 마리가 무릎을 꿇고 절을 하고 있었다.
놀란 신인들이 달려가니 말은 길게 울며 하늘로 날아가고, 바닥에는 자주빛에 박처럼 생긴 알이 한 개 놓여 있었다.

알을 쪼개자 단정하고 아름다운 사내아이가 나왔다.
신인들은 박처럼 생긴 알에서 나왔다하여 아이의 성을 박씨로, 밝은 빛으로 세상을 다스리라는 뜻으로 이름을 혁거세라 지었다.
그리고 거슬란이라는 칭호를 주어 임금으로 모셨다.

왕을 얻자, 사람들은 왕비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어느 날, 알영이란 우물에서 계룡이 나타나더니 왼쪽 겨드랑이로 계집아이를 낳았다.
사람들은 우물의 이름을 본 따 아이를 알영이라 불렀다.

그리고 궁궐을 새로 지어 박혁거세와 함께 받들었다.
두 아이가 열 세살이 되자, 사람들은 박혁거세를 왕으로 알영을 왕비로 삼아 모셨다.
계룡의 상서로움을 기리기 위해 이름을 계림국이라 지었으나, 이후 서라벌로 바뀌었다가 다시 신라가 되었다.



삼국시대를 열어갈 고구려, 백제, 신라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백제의 건국 과정에는 신화적인 요소가 없다.

그러나 고구려와 신라의 형성 과정은 신화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이는 건국 신화의 내용들이 전해지는 문헌에 의존한 결과라 볼 수 있다.

어차피 건국 신화는 나라를 연 인물을 신격화하고 신성하게 묘사함이 당연하고, 그래야 한 나라의 건국 과정이 신비롭고 돋보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자료 : 세계의 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