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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차태현, 유오성의 영화 '챔프' - 눈 먼 기수와 절름발이 경주마의 마지막 질주

 

차태현, 유오성의 영화 '챔프'

 

잘 나가던 인기 기수였던 승호는 제주도 가족여행중 트럭에 실려 가는 말을 보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 순간 승호의 차량은 트럭과 추돌사고가 나고 아내를 잃게 된다. 그 이후 나락으로 떨어지 듯 어린 딸 수정과 함께 경주마 훈련소에서 지내는 승호네는 찬밥신세가 된다.

 

자존심을 내려놓은지는 이미 한참된듯 사람들의 멸시를 꿋꿋히 견뎌내는 승호의 모습은 짜증을 불러일으키지만 분명 그가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아직 어린 수정이는 아빠와 함께 말을 볼 수 있어 그저 좋기만 하다. 얼굴 한 구석 어두운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승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말을 사랑하는 사람, 말을 잘 타고 싶은 사람, 말로 돈을 벌고 싶은 사람 등등 기본적으로 말과 감성적이든 이해관계든 연관된 사람들이 등장한다.

주 배경은 경주마 훈련 장소와 경주마들이 달리는 경마장. 그리고 제주도의 조랑말 목장 등이 보여진다.

 

경주로를 달리거나 초원을 달리기도 하지만 바닷가를 달리기도 하는 말은 의도적으로 바다에 빠지기도 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한다.

 

눈 먼 기수와 절름발이 경주마의 마지막 질주

이미 기수로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시력장애를 가진 승호와 회복불가의 관절병증을 보인 경주마 우박이는 서로의 마지막 운명을 아는 듯 전력질주를 보여 준다.

죽은 아내와 어린 딸 수정이에게 멋진 남편 강한 아빠로서 남겨지고 싶은 승호의 바람은 자신을 믿어주는 이를 무한신뢰하는 우박이의 우직함과 만나 빛나는 마지막 경주를 이루어 냈다.

 

조금은 뻔한 스토리가 지루함과 함께 억지 감성을 부추긴다. 올라오지 않는 감성에 불편한 것은 관객의 몫이지만 차태현의 나름 연기변신(?)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보게 되면 숨었던 감성을 찾아주는 실제 우박이의 경주 장면이 등장해 앞서 아쉬웠던 부분을 모두 덮어준다.

아픈 다리로 꼴찌로 달리던 우박이가 마지막 골인지점 300여 미터를 남겨두고 그야말로 죽을 힘을 다해 점점 앞으로 치고 나오는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그 마지막 장면에 영화의 모든 장면들이 그대로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