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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ll/영화 이야기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 - 엄마를 찾으러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

 

신나는 여름방학이 되었지만 동네는 더 썰렁해지고 심심한 마사오는 엄마의 주소를 가지고 엄마를 찾으러 길을 나선다.

다행히 마사오를 돌바줄 아저씨를 만나 함께 길을 나섰지만 아저씨를 따라 도착한 곳은 경륜장. 여기에 엄마가 있는 건가?

 

마사오의 여행 경비를 경륜장에서 탕진한 아저씨는 마사오를 타박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체 옆에 붙어 있다. 이 아저씨 어린 마사오를 버리고 도망가버리는 건 아닌지 조마조마하다.

예상과 달리 나름 마사오를 챙기려 애를 쓰는 것 같은데 도무지 무서운 것도 겁도 없는 그리고 생각도 없는 것 같은 이 아저씨 정말 불안불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껌딱지마냥 붙어 있는 마사오가 불쌍할 지경이다. 먹는 것 자는 것 타는 것 뭐 하나 제대로 풀리지 않지만 하고 싶은 건 다 하면서 조금씩 엄마에게로 향하는 마사오와 아저씨.

하루하루가 매 시간 시간이 탐험이 되기도 하고 모험이 되기도 하니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게다가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니 이건 또 무슨 일인지. 

 

엄마를 찾으러


엄마를 찾아 가는 그리고 엄마를 만나는 동화같은 스토리지만 아쉽게도 해피엔딩은 아니다. 하지만 마사오가 불행한것도 아니니 다행이다.

기쿠지로와의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달려가는 마사오의 모습이 한결 가벼워 보인다. 어마무시한 여름방학 이야기를 갖게 된 마사오의 뒷모습이 오래도록 화면에 잡힌다.

 

아이같은 어른과 어른같은 아이의 좌충우돌 엄마에게 가는 길은 많지 않은 대사에 깨알같은 유머가 담긴 정지화면이 웃음을 준다.

특히 인상적인 피아노 연주 음악이 배경으로 깔리는데 상당히 몰입감을 높여 준다. 특정 영화하면 떠 오르는 음악이 있는데 아마 이 피아노 연주곡(summer)도 그 중 하나가 될 듯 싶다.

 

돌림노래마냥 종일 귓가를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