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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History

조선왕릉 이야기(8) : 경릉(헌종), 예릉(철종), 홍릉(고종), 유릉(순종)


왕릉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뭐니뭐니 해도 능(능침)이다. 승하한 왕이 묻혀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까지 살펴본 모든 시설들이 이 능침을 중심으로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능을 조성한 주위에 이를 보호하기 위한 건축물이 있는 건 당연하다.


봉분은 병풍석으로 둘러쳐 있는데, 이 병풍석은 12곳의 방향을 나타내는 12개의 돌로 구성되어 있다.
(병풍석은 능에 따라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음)
그리고 봉분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난간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를 난간석이라 한다.

곡장은 왕릉을 보호하기 위해 양쪽 측면과 후면을 둘러친 담장이다.
곡장 바깥쪽으로는 언덕이 있는데, 이를 '잉'이라고 한다.
왕릉이 조성된 산의 기운이 왕릉으로 전달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따라서 왕릉을 답사할 예정이라면 이곳 잉에 가서 좋은 정기를 받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제24대 헌종 : 경릉

위치 :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산9-2(동구릉) / 사적 제193호 / 1849(철종1) 조성

경릉은 세 개의 봉분이 나란히 있는, 조선왕릉 중 유일한 삼연릉이다.
1843년(헌종9) 16세로 승하한 효현왕후 김씨의 능을 이 자리에 조성하였고, 그로부터 6년 후 헌종이, 헌종의 계비 효정왕후도 승하 후 이곳에 안장되었다.

건원릉 서쪽에 위치한 이곳은 헌종의 국상 이후 택지를 위하여 13곳이나 되는 길지를 돌아다닌 끝에 찾아낸 명당이라 전해진다.

 
제25대 철종 : 예릉

위치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산38-4 / 사적 제200호 / 1863년(철종14) 조성

예릉은 조선 25대 임금 철종과 비 철인왕후의 능이다.
철종은 재위 14년 6개월 만인 1863년에 33세의 나이로 승하하였다.
고종은 철종의 능을 거창하고 웅장하게 꾸며 왕권을 강화하고자 하였는데, 그래서인지 예릉의 석물과 건축물들은 웅장한 규모로 조성되었다.


제26대 고종 : 홍릉

위치 :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141-1 / 사적 제207호 / 1919년 조성

홍릉은 조선시대 말기에 조성된 능역으로,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황제릉의 양식을 따라 명나라 태조의 효릉을 본떠 조영하였다.
능침의 삼계를 없애고 석물을 배전의 앞으로 배치하고, 정자각 대신 일자형 건물의 배전을 세웠다. 능침 주위에 배치되었던 석수들은 배전 앞, 참도의 좌우에 그 종류를 더하여 나란히 세워져 있다.

1895년(고종 32) 일본 정부의 사주로 낭인에 의해 경복궁 옥호루에서 시해당한 명성황후는 궁궐 밖에서 시신이 소각되었다. 폐위되어 서인으로 강등되었다가 같은 해 복호되고, 1897년(광무1) 명성이라는 시호가 내려졌다.

당초 동구릉의 숭릉 오른쪽 언덕에 숙릉을 조성하다 국장이 중단된 후 그해 1897년 11월 청량리 천장산아래 새장지를 정하고 국장을 치르게 되니 홍릉이란 능호가 시작되었다.
1919년 1월 21일 덕수궁에서 춘추 67세로 고종이 승하하자 그해 3월 4일 현재의 위치에 조성하면서 천장론이 일던 명성황후의 릉도 옮겨와 합장하였다.


제27대 순종 : 유릉

위치 :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141-1 / 사적 제207호 / 1926년 조성

유릉은 조선의 마지막 왕릉이며, 조선 왕릉 중 한 능침에 세 명의 수장자를 합장한 유일한 동봉삼실형이다. 겉으로 보기엔 봉분이 하나여서 단릉처럼 보이지만, 그 아래 순종과 그의 두 왕비가 잠들어 있다.
홍릉과 같은 황제릉 양식으로 조성하여 정자각 대신 침전이 자리하고, 기린, 낙타, 코끼리 등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형태의 석물이 있다

순명효황후는 순종이 즉위하기 전인 1904년(광무 8) 11월 5일 경운궁에서 세자빈의 신분으로 춘추 33세에 승하하였다.
오늘날의 성동구 능동에 있는 어린이대공원인 양주땅 용마산 기슭의 유릉에 같은 달 29일 안장되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1926년 4월 25일 순종이 53세로 승하하자 그 해 6월 11일 순종을 홍릉 왼쪽 산줄기 언덕에 장사지내면서 순명효황후의 능을 천장해와 합장하였다.

순종의 인산일(왕의 장례식 날)인 6월 10일에는 일반 백성들에 의한 6·10 만세 운동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1966년에는 순종의 계비 순정효황후가 1월 13일 춘추 71세로 창덕궁 낙선재에서 승하하여 유릉에 함께 안장하였다.



조선의 왕은 제1대 태조 부터 제27대 순종 임금 까지 총 27명이다.
지금까지 총 8번의 포스팅을 통하여 조선 27명 임금의 왕릉을 살펴보았다.

역사책을 통하여 드라마를 통하여 학교에서 배웠던 단편적인 역사의 흐름을 왕릉을 통하여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으며, 500년 넘은 조선의 역사가 아직도 왕릉에 살아 숨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올해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조선 왕릉을 답사해야겠다.
얼른 따뜻한 봄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