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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10대들의 정체성을 이용하는 브랜드 마케팅, 노스페이스


작년말 학교폭력의 뉴스가 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의 애간장을 태웠다.
그리고 학교폭력의 중심에 있는 일진이라는 집단이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사건은 외부의 폭력배들과 연관성까지 밝혀지는등 그 심각성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듯 하다.
그런데 학교폭력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정부부처의 대책은 미약하다. 이번에도 또한번의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변죽만 울리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요즘 사건,사고를 보면 대부분 중학교에서 일어나는지라 학교폭력이나 왕따문제가 심한 곳은 중학교인것 같다.
10대 시절을 질풍노도의 시기라 부른다. 자아가 형성되고 정체성이 확립되어야 하는 시기이지만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아 정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잔소리를 하면 아이들은 다 큰 것처럼 생각하고 간섭받기를 싫어한다.

이것이 10대의 특징 중 하나라는 걸 선생님들은 말할것도 없고 부모들을 포함한 기성세대들은 대부분 알것이다. 그런데 정작 그들의 불안정한 마음을 보듬어 줘야 할 부모들과 선생님들은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예전에 우리가 알던대로 또는 수업시간에 가르친대로 올바른 정체성이 확립되도록 도와주었는지 말이다.
항상 문제가 터지면 그 뒤에는 감추기에 급급한 학교의 허둥대는 모습과 학교탓만 하는 게으른 부모들의 모습만 보일뿐이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교내폭력이 연일 뉴스에 전해질 때, 또 한가지 새로운 뉴스가 있었다.
청소년들이 노스페이스라는 특정 제품의 옷을 교복같이 입는다는 보도로 인터넷의 검색어 일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10대들에게 노스페이스가 갖는 의미를 찾기 위해 방송국마다 전문가들의 분석이 쏟아져 나왔다.


이번 글에서는 10대들에게 브랜드(노스페이스)가 갖는 의미를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10대의 정체성을 이용하는 마케팅


앨리사 쿼트는 『나이키는 왜 짝퉁을 낳았을까』에서 이렇게 언급하였다.
'
어른들은 길거리에서 도발적인(?) 복장을 한 10대들을 보면 눈살을 찌프린다.
 그런데 이러한 옷차림은 청소년들이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라는게 쿼트의 의견이다.
, 젊음은 변화의 다른 표현이라는 말이다.
기성세대에게는 어처구니 없어보이지만 이러한 모습들이 그들도 나름대로 자신에게 온 변화에 대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마다 다르겠으나 대부분대 시절은 정체성을 찾아가는 불안정한 시기이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변화가 나타나는데 그 변화에 대처하는 10대들의 모습은 어설프고 불안하다.
당연한것 아닌가? 그들도 어찌할수 없는 호르몬의 작용으로 그들은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신체변화는 어중간하니 항상 마음에 들지 않아 불만스럽다. 그러다보니 안정적인 판단과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 위에 이미지는 글에 내용과 관련없음

그런데 광고업자들은대들의 이러한 불안정성을 광고로 자극한다. 즉 불안전한 정체성을 대신할 이미지 중 하나로 자신들의 브랜드를대들에게 파는 것이다. 마치 이것이 너희가 찾는 정답이라고 부추기면서 말이다.(다리가 길~어 보이는 ***)

이들이 광고하는 옷과 기타 제품은 2차 성징과 신체 변화가 나타나는 청소년을 유혹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교복이라는 동일한 옷 속에 묻힌 자신을 드러내 보이려면 차별화되는 브랜드제품은 필수인것처럼 생각될수도 있다. 그렇게 너나나나 다 찾다보니 노스페이스라는 제품이 제2의 교복처럼 되었지만 말이다.

아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이 늘어나면서 눈에 띄는 새로운 현상은 이들의 광고가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불안정한 정체성이라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철저히 이용한다는 사실이다.
독특한 나만의 것을 갖고 싶은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고픈 욕구, 신체 변화 및 2차 성징 발현, 성인 문화를 모방하고 싶은 욕구 등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오직 그 브랜드만이 채워줄수 있다고 세뇌 시키듯 광고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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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들은 광고에 현혹되어 짧은 판단력으로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고 부러워하는 친구들을 보며 더 많은 제품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과시한다.
그리고 이들은 오직 자신의 정체성을 알리는 수단은 브랜드뿐이라고 확신하고 점점 명품 브랜드족으로 성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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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들에게 브랜드라는 용어는 유명 브랜드 로고 자체가 오늘날대들의 꿈인 동시에 이상을 현실화시켜주는 도구로서 철저하게 10대의 정체성의 일부분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 보면 오늘날 10대들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은 다름아닌 마케팅 전문가들이다.


진정한 10대들의 정체성 확립


오늘날 많은 10대들에게 소비와 소유는 정체성과 같은 말이다.
그들은 유명 브랜드의 상품을 가지면 근사해진다고 생각한다. 10대들의 경우, 구매 행위와 정체성 확립의 연관성이 어른보다 훨씬 강하다.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쓰여지는 돈은 많고 적음을 따지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 이들은 경제활동을 할수 없는 나이라서 10대들의 소비와 소유는 대부분 부모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렇다고 보면 10대들의 어리숙한 행동에 성숙한 어른이 동의하고 동조하는 꼴이다.

브랜드를 통해 정체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생각이야 말로 감수성이 예민한대들을 위협하는 위험한 생각이다.
진정한 정체성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도덕적 경험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10대들을 향한 마케팅 전문가들의 집요한 유혹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그것이대들에게 좋지 않다고 중단시킬수도 없고 막을수도 없다. 그리고대들 스스로 해결할수 있는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그러므로 10대들이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서 확립할 수 있도록 10대들을 격려하고 존중하고 기다려주는 어른들의 지혜가 필요하다.
어른들은 우리의 10대들이 브랜드와 상업화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고 진정한 정체성을 확립하여 성숙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도록 가르치고 도와줄 의무가 있다.

브랜드에 좌우되도록 방치하면 그들은 돈뿐 아니라 진정한 정체성을 영원히 잃어릴수 있고 훗날 개념없는 명품족이라는 또다른 사회문제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