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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잘날 없는 개구리 엄마의 어떤 하루 '101마리 올챙이'를 읽고



101마리 올챙이 (양장)가코 사토시(加古里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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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마을에 알록달록 101마리 올챙이를 낳은 개구리 엄마가 올챙이들을 데리고 나들이를 나왔다.
엄마를 선두로 해서 101마리 올챙이들은 꼬물꼬물 꼬리를 흔들며 엄마를 따라 가는데 항상 그렇듯 딴전을 피우다 길을 잃는 녀석들이 있기에 엄마 개구리는 엄포를 놓아가며 저수지 나들이를 하고 있었다.

저희들끼리 옥신각신 하는 올챙이들을 확인하기 위해 엄마는 하나,들,셋,넷....하며 올챙이들을 확인했다. 아흔아홉,백... 그런데 101번째 막내가 보이지 않았다.
올챙이들에게 물어보니 아까 송사리랑 놀고 있었다고 한다. 송사리에게 물어보니 잠자리에게 갔다하고 잠자리는 소금쟁이에게 갔다고 했다. 소금쟁이는 올챙이와 놀다가 더 깊은 곳으로 가는 것만 봤다고 했다.

깜짝 놀란  개구리 엄마는 깊이 헤엄쳐 들어가다가 그만 물장군에게 잡히고 말았다.
아기올챙이만 찾고 나면 자신이 먹이가 되겠다고 하면서 애원하는데 가재에게 위협받고 있는 올챙이가 보였다.


엄마 개구리를 본 가재는 둘 다 잡으려고 했고 물장군은 개구리 엄마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가재와 싸우기 시작했다. 그사이 개구리 엄마는 올챙이의 안전을 위해 올챙이를 먼저 대피시켰다. 아기올챙이는 형제들에게 가서 엄마의 위급한 상황을 말했고 올챙이들은 무리를 지어 헤엄쳐 가서 쓰러진 엄마를 구했다. 한참을 애태우던 엄마가 정신이 들자 막내 올챙이는 잘못을 빌었고  다른 올챙이들은 만세를 외쳤다.




책 제목을 보고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101마리 달마시안'이라는 영화를 기억해 냈을 것이다. 101마리 강아지의 엄마나 101마리 올챙이의 엄마나 모두 자식 걱정에 자신을 내던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지가 많으니 바람잘날 없다고 이 녀석을 막으면 저 녀석이 빠져나가고 저 녀석을 막으면 이 녀석이 빠져나가니 아기 많은 두 엄마는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엄마의 이런 수고를 알리 없는 아기들은 호기심과 재미만을 생각하며 위험한지 안전한지 앞뒤 가리지 않고 덤벼들기만 한다.
막내 올챙이가 엄마 몰래 빠져 나가서 만난 친구는 송사리였다. 100마리나 되는 많은 형제들이 있었지만 막내라고 놀아주지 않았었는지 송사리와 재밌게 놀다가 잠자리와 동그라미 그리기 놀이를 했다고 한다.


그림을 보면 잠자리가 풀잎 끝에 앉아 저수지 수면 위에 동그라미 무늬를 만드는 재미있는 모습이 있다. 그리고 소금쟁이와의 스케이트 놀이, 이것도 그려진 그림을 보면 정말 수면위에서 네 발로 스케이트를 타는 것처럼 보인다. 작가들의 관찰력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부럽기도 하다. 내 막눈에는 언제나 이런 섬세한 장면들이 포착될까?


위기에 처한 올챙이를 먼저 대피 시킨 엄마 개구리와 작지만 힘을 합쳐 엄마를 구해낸 올챙이들의 아기자기한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막상 그들에겐 목숨을 건 사투였을텐데 말이다)
아이들에게 자연 공부도 시키고 엄마에 대한 그리고 형제자매에 대한 사랑을 알려주기에 좋은 동화책이다.

이제 봄이 코 앞까지 왔으니 얼마 있으면 개구리 엄마들이 올챙이를 낳을 시기이다.
어느 저수지에선가 이런 사랑스러운 개구리 가족들이 탄생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