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말
"엄마! 나 어제 밤에 또 악몽꿨어."
"뭔데?"
"내가 피가 났는데....어쩌구 저쩌구"
"개꿈이야. 신경쓰지마"
나만큼이나 꿈을 자주 꾸는 우리 딸래미
행여 그 꿈이 흉몽으로 그날 일진이 나쁠까봐 조바심을 낸다.
처음엔 "엄마도 꿈 자주 꿔. 그거 신경쓰지마." 했는데 자주 듣다보니 귀에 거슬린다.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딸래미는 나한테 안좋은 유전자만 물려 받았다고 불만이 많다.
엄마처럼 눈이 작다.
엄마처럼 목소리가 작다.
엄마처럼 피부가 건조하다.
엄마처럼 팔,다리에 털이 많다.
엄마처럼 꿈을 자주 꾼다.
엄마처럼 (20대 초반 때) 여드름이 난다.
하지만 원래 유전이란 우성인자보다 열성인자가 더 전달이 잘 되는거라 엄마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본의 아니게 네게 고민거리를 안겨줘 미안하기는 하다.
그래도 눈이 작은건 현대의학의 힘을 조금 빌렸고
목소리는 결혼하고 애 낳으면 저절로 커진다.
건조한 피부는 좋은 화장품이 많으니 걱정할거 없고
팔, 다리에 털은 나이 들면서 점점 없어지더라 시간이 약이다.
여드름은 이제 거의 없어져 가고 있으니 괜찮아질거다. '10대의 상징'이 맞다.
꿈은... 이건 엄마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숙제라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렇지만
너는 나보다 키가 크고
너는 나보다 얼굴도 작고
너는 나보다 (나의 20대) 몸매도 훨씬 날씬하고
너는 나보다 (나의 20대) 도전의식도 강하고
너는 나보다 대범하고
너는 확실하게 너만 지지하는 든든한 할머니가 있잖아
넌 엄마의 안좋은점 닮았다고 불만인데 넌 나하고 달라!
너하고 나하고 비슷하면 우리가 왜 싸우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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