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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아는게 많은 엄마들은 드센 엄마라구? 의료는 서비스업이다!



잘 아는 지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아픈데 내일 급한 일때문에 회사를 쉴 수 없으니 아이를 좀 봐달라는 것이었다. 나도 맞벌이 당시 아픈  애때문에 속끓인 경험이 있는지라 알겠다고 했다.


다음 날 집에 가보니 천식끼가 있는 녀석이 콜록거리고 있었다. 우선 병원에 가야했다. 옷입고 병원에 가니 애기들과 엄마들로 가득하다. 소아과에 오니 우리 애들 어릴 때가 생각난다. 애들은 왜그리 자주 감기에 걸렸는지 애 못보는 엄마로 보일까봐 창피하기도 했었다. 원래 그 맘때 애들은 그정도 아픈건데 말이다.


이름과 생년월일을 대고 체온을 쟀다. 열은 없었다. 순서가 되어 들어가니 엄청 큰 마스크를 낀 50대 초반의 여자의사 선생님이 눈만 빼꼼히 내좋은채 들어오는 우리를 맞는다. 감기든 애들이 많다더니 그래서 그런가 보구나....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 의자에 안혔다. 의사도 간호사도 맞아주는 눈인사가 없다.??? 간호사가 아이의 옷을 가슴까지 올렸다. 의사가 묻는다.

"어제 열 났어요?"
마스크에 가려져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들었다가 나중에야 알아듣고
"모르겠어요. 어제 열났었니?" 아이가 아니라고 말했다.


청진기를 가슴에 대려고 하자 아이가 간지럽다는 듯 몸을 움츠리고 가볍게 웃었다. 그리고 등 뒤에 청진기를 다시 대자 웃음이 터진 아이가 자꾸 웃어댄다.

"가만히 좀 못있니? 숨좀 더 크게 쉬어봐"
의사가 정색을 하며 말을 한다. 간호사도 덩달아 애한테 재촉하고. 아이는 큰 숨을 쉬느라, 웃음 참느라 계속 움찔거리고 이번엔 입안을 보는데 의료기구가 들어가자 토할 듯 꺼억 거린다. 의사는 움찔하듯 몸을 뒤로 빼더니 눈을 찌리고 '아! 뭐야.' 짜증스런 표정이다.

그때부터 나도 기분이 상하기 시작했다. 의사는 모니터에 입력을 하며 상태가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 학교보내지는 말아라, 아이를 밖에 내보내지 마라, 말도 많이 하게 하지마라 등 몇가지 주의사항을 말해줬지만 나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이의 옷을 추스리는데 나를 흘끔 쳐다본다. 입에 호흡기를 끼고 처치를 받는 곳으로 말없이 가버렸다. 뭐.. 어차피 나는 이 의사를 또 볼일이 없을테니까..

후배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 다녀온 이야기를 하고 나서
"그 의사 원래 그렇게 불친절하냐?  거기 다니지 마라."
"쫌 그렇긴 해."
"아니 애들이 원래 그렇지. 간지럼타는거 같으면 '이게 그렇게 간지러워' 재밌게 말 한마디 해주면 될걸 오만상을 찌푸리고. 입에 뭐가 들어가면 다 토할듯이 꺼억 거리지 소아과 진료 하루이틀 한 사람도 아니고 요령없게 왜 그런다니?"
"그 의사가 s대 출신인데 우리동네 엄마들이 좀 드세서 엄마들한테 세게 대한대. 그래도 실력이 좋아서 다른데 못가"

말인즉슨 요즘 젊은 엄마들이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으며 의사한테 질문사항도 많고 요구사항도 많은가보다. 그런 상황들을 계속 대하다보니 냉정하게 자기 할말만 하고 여지를 주지 않는 것 같다.  
글쎄 이동네 엄마들이 얼마나 아는체를 했길래 의사가 이러는지는 몰라도 직접적인 불친절은 아이가 받고 있으니 이게 무슨 일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