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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지혜로운 이야기

미운 놈 떡 하나 더준다, 위급함에 대처하는 지혜



미운 놈 떡 하나 더준다, 위급함에 대처하는 지혜


위급한 순간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라고 한다.  그런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위급한 순간에 근처에 물이 없다면 당황하게 될 게 분명하다. 그리고 한 그릇의 밥이나 물이 어떤 때는 금보다도 소중하다.


이처럼 인생을 살다보면 위급한 시기를 만나는 때가 종종 있다.  이러한 위급한 상황에 당면했을때 슬기롭게 대처하는 지혜야 말로 천군만마의 힘이 됨이 틀림없지만, 그러한 지혜 또한 쉽게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국가의 존망이 걸린 위급한 상황을 헤쳐나간 지혜의 얘기가 있다.

장량

한고조 유방이 즉위한 다음 스물이 넘는 공신들한테 저마다 공에 맞는 작위를 봉해 주었으나, 아직 봉상을 받지 못한 장령들도 적지 않았다.


고조가 낙양 남궁에 있으면서 보니, 매일 여러 장수들이 한데 모여 무엇인지 그냥 수군덕거리고 있었다. 유방은 이상해 장량을 불러 물어보았다.

"왜 이리도 어수선한가?"

그러자 장량은 이렇게 말했다.
"폐하께서는 평민 출신으로 태어나 지금 이렇게 천자 지위에 오르시게 되어, 폐하의 오랜 벗들은 모두
 봉분을 받았고 폐하와 원
수를 진 자들은 모두 주살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장수들은 모두 자기들
 의 인위와 화복이 걱정되어 한데 모여 역모를 꾸미고
있습니다."

그러자 한고조는 놀라서, 그럼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대책을 물었다.
"폐하께서는 평소 제일 미워하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대신들도 그 사실을 다 아는 사람 말입니다."
장량이 물었다.

"과인은 누구보다도 웅치를 미워하지. 그자는 여러 번 이편저편을 오가면서 나를 난처하게 만들었단
 말일세. 나는 그자를 죽이
려고 했으나 공로 또한 적지 않기에 차마 죽이지 못하고 있지."
"그러시다면 폐하께서 웅치한테 후작을 봉해 주십시오. 그러면 죽여야 할 웅치를 치하했으니 대신들과
 장수들 모두 다른 의구심
을 가지지 않을 겁니다."

한고조는 장량의 말대로 웅치를 십방후로 봉했다. 그러니 다른 장수들과 대신들은,
"웅치가 다 후작이 되었는데, 우리야 더 말할 게 있는가?"하며 기뻐했다고 한다.


이 얘기에 대하여 사마광은 『자치통감』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날 장군들이 모여서 역모를 했다는데, 그건 모를 일이다. 그들이 정말 역모를 하고 있었다면 장량이 그
 렇게 한고조가 물어볼 때까지 말없이 가만히 있을 수 있었겠는가?  장량은 아는 즉시 유방에게 고했을 것
 이다. 한고조는 즉위 초기 애증을 기준으로 봉상을 주거나 처벌했기에 대신들과 장수들이 불안해하고 있
 었다. 그래서 장량이 그런 말로 한고조에게 간했다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장량의 지혜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이 이런 경우를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