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2013 수능 대비 고3 엄마의 양다리 걸치기?!



2013 수능 대비 고3 엄마의 양다리 걸치기

그녀석 때문에 시어머님과 절에 다녀왔다. 1년에 3-4번정도 다녀오는데 올해 들어서는 매달 다녀온다. 딸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재작년에 딸래미가 고3일때는 이렇게 절에 자주 가지는 않았다. 어머님은 아니라고 하시지만 약간의 '남녀차별'적인 모습을 보이신다.


이미 어머님은 절에 수능 백일기도를 신청해두셨고 등도 신청해 두셔서 매번 갈때마다 아들래미의 이름이 쓰여진 등에 절하고 쓰담듬고 오신다. 고맙게도 녀석이름이 쓰여진 등은 우리 키에 맞게 정면 눈높이에 있고 번호도  어머님은 스님이 신경 써 주신거라며 좋아하신다.


우리는 대웅전에 가서 미리 준비해 두신 빳빳한 새 돈을 봉투에 담아 시주함에 넣고 향을 피우고 정성스레 절을 한다. 꼭 원하는 대학에 가게 해달라고. 어머님의 절은 아주아주 정성이 들어가 누가보더라도 꼭 기도를 들어주어야 할 것만 같다. 그러니 부처님이 보시면 오죽하시랴.

나도 그 옆에서 같이 절을 한다. 긴 염원끝에 일어나시는 어머님의 박자에 맞춰 일어날때까지 한가지만 속마음으로 되뇌인다. 절이 끝나실때쯤 나는 그래도 수험생 엄마이므로 시어머니보다 절을 몇번 더 한다. 대웅전 밖에는 이름과 소원을 적고 불을 피우는 초가 있는데 우리는 꼭 초를 피우고 다시한번 깊이 절을 한다. 절을 내려가시면서
"오길 잘 했지, 오길 잘 했지." 하시며 연신 혼잣말을 하신다.



그녀석때문에 친정엄마가 성당에 가자고 하신다. 친정집에 큰조카 녀석은 재수를 결정해 고4생활에 들어갔고 둘째가 연년생이라 이번에 고3이다. 재작년에 친정엄마가 우리 딸래미를 위한 미사를 신청하시고 기도를 많이 해주셨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 수능미사, 출처 : 데일리안

그리고 작년에 친정엄마는 친정에서 수능을 처음 치르는 큰조카를 위해 매일 기도를 하셨고 꿈도 잘 꾸셨는데 낙방해서 한동안 큰 실망감에 온 가족이 안타까워 했었다. 올해는 수험생이 3명이나 되니 엄마의 기도는 3배나 늘어났을 것이다.

실은 올케는 교회에 다닌다. 그래서 엄마 혼자 성당에 나가시는데 우리 아들래미도 기도에 넣었으니 나도 한번은 성당에 와야하지 않겠냐고 하신다. 친정엄마는 10대때부터 성당에 다니셨고 처음부터는 아니었지만 이모들도 지금은 모두 성당에 다니신다.

예전에 우리 딸래미가 수술할때도 모두 우리 아이를 위해서 기도해 주셨다고 하셔서 얼마나 고맙고 감사했는지 모른다. 여튼 오랜만에 성당에 가서 기도를 하기로 했고 한달에 한번정도는 친정엄마와 성당에 가려고 마음먹고 있다. 오래된 신앙심을 자랑하시는 아들녀석 외할머니의 기도에 힘을 보태드려야하니까. 



 

그런데 이렇게 종교를 넘나들어도 될까 모르겠다. 나야 누구에게 기도를 하든 그녀석과 친정조카녀석들이 무사히 좋은 결과로 수능을 보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이지만 부처님이나 하느님이 왔다갔다하는 나를 삐딱하게 보시면 큰일이다.

일구월심 자나깨나 장손 잘되기를 부처님께 기도하시는 시어머님의 정성은 대한민국에 따라올 사람이 없으니 그 기도를 부처님이 꼭 들어주실 것 같고, 60년이상 성실한 마음과 행동으로 기도하시는 친정엄마의 소원을 하느님도 꼭 들어주실것 같으니 둘 다 잡고 싶고 기대고 싶다. 


사실 고3엄마들은 아이를 믿고 지켜보면서 결과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지만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가 없으니 기다리는 동안 불안한 마음을 잡아줄 어떤 것이든 찾는 것이다. 

대한민국 고3과  N수생 그리고 수험생 엄마들 모두에게 수능 대박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