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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그러니까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말라고 했는데, 결혼의 조건

 

 그러니까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말라고 했는데, 결혼의 조건

가끔 전화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 후배가 있다. 서로 바쁘다보니 만나는 경우보다 전화통화하는 경우가 더 많다. 후배는 가벼운 조언을 듣고자 할 때 전화를 한다.

결혼정보회사에서 후배와 잘 맞는 남성을 한 명 소개시켜주었다. 30대 후반인 후배보다 5살이 많으니 나이차는 괜찮다 싶었다. 후배는 자신도 늦은 나이이니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람이면 좋겠다고 했었다. 자그마한 개인사업체를 운영한다는 그 사람은 일단 보이는 조건은 괜찮아보였다. (그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이라는 전제하에)

그런데 인연이 될라고 한건지 안될라고 한건지 잘 모르는 일이 생겼다. 후배는 프리랜서로 방문교육을 한다. 실력이 좋아서 개인적인 자산도 꽤 모았고 후배의 집안도 경제적 여력이 좋은 편이라고 들었다. 이쁘장한 그녀는 내가 보기에 콧대가 높아서 혼기를 놓친것 같다. 이제 연애해서 결혼하는 것은 시간이 너무 걸릴것 같으니 중매를 통한 결혼을 하기로 생각한 모양이다.

오랫동안 수업을 해서 친해진 학부형이 있는데 우연히 시간이 남아 그 남성 이야기를 한 모양이다. 그런데 그 남성이 운영하는 회사가  학부형이 다니는 회사와 거래가 있는 회사였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학부형이 후배를 생각한답시고 그 남성에 대해 따로 알아보겠다고 했다. 

 내가 처음 여기까지 들었을 때 후배에게 물었다.

"너 그 사람이 괜찮으냐?"

"뭐 싫지는 않어"

"그럼 그 엄마가 알아본 얘기 듣지 말어. 그거 판도라의 상자야. 다행히 좋으면 괜찮지만 안좋다면 그 엄마

 말만 듣고 그냥 헤어질거야?"

"글쎄...사람은 좋은데... 나는 그냥  결혼정보회사에서 알려준 얘기가 사실인지 간접적인 확인을 하고 싶

 은거지."

"만나면서 알아봐. 좋은 정보일지 나쁜 정보일지 반반인데 아니면 어쩌려구. 너는 좋다며? 사업하는 사람

 들 거래처와 잘 지내는지 나쁘게 지내는지는 사업상 전략에 따라 다른거야."

"나도 그정도는 알어. 그냥 듣고 참고만 할려고. 그런데 이것도 정말 인연이지 않어? 이래저래 연결된거 말

 야."

"글쎄... 난 안들었으면 좋겠다. 당장 결혼결정을 해야한다면 몰라도 교제를 이제 시작할건데 어떤 내용일

 지도 모르는 말을 듣는다는건 .....쫌 그렇다."

 

그리고나서 다시 얼마 후에 다시 통화를 하였다.

"언니 말을 들을걸 그랬나봐. 일이 아주 꼬여버렸어."

"그 사람이 안좋다니?"

"아니 그 회사가 영 불안한 회사래. 근제 그 사람은 이제 회사도 안정적이어서 자기도 이제야 결혼해야겠

 다는 생각을 한거라고 했거든."

"전에 말했잖아. 사업하는 사람들 경우에 따라 회사의 모양새를 다르게 보이게 할수도 있다고 니가 그동안

 몇번 만나본걸로 판단할때 그 사람이 거짓말쟁이 같어?"

"그걸 잘 모르겠어. 그런것 같기도하고 아닌것 같기도하고. 그러다보니 자꾸만 더 확인하고 싶어지는거야.

 그래서 물어보면 확실한 답을 안하고 말을 흐려버리고. "

"넌 이제 그 사람에 대해 불신이 생겼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콩깍지 씌어지긴 틀렸다. 자고로 결혼이

 란 콩깍지가 씌어져야 할수 있는거야. 에휴~"

 

♣♣

나이가 어리면 이것저것 안따지고 사랑 하나만 가지고 그 사람과의 결혼을 결정할수 있지만 나이가 꽉 차니 이제 주변에서 소개받는 것도 한계가 있고 그러다보니 결혼정보회사의 문을 두드린 모양이다. 듣기에 결혼정보회사에서 소개해주는 상대는 내가 원하는 이성의 여러가지 조건들을 교차시켜 가장 많이 일치되는 조건들을 가진 사람을 연결시켜준다고 들었다.

기본적인 신체사이즈부터 사진으로보는 얼굴, 그리고 학력, 회사와 연봉, 가족관계, 재산상황 더불어 특기나 취미까지도 알고 만나니 이보다 안전할 수 없다고 하겠지만 그 많은 것을 다 안다고해서 그 사람을 다 알수는 없다. 완벽한 배경이지만 사람이 나쁠 수도 있고 다른이에겐 좋은 사람이지만 나와는 안맞는 사람일 수도 있다.

혹은 처음엔 그 조건이 마음에 안들었지만 사람이 좋아질 수도 있다. 종이 한장에 가득 쓰여진 상대방의 정보를 보고 그 정보가 맞는지 다 확인을 했다해도 완벽한 나의 동반자를 찾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계속 또다른 궁금증이 생길것이기 때문이다.

10년 연애를 하고 서로 알거 다 알았다고 생각하고 결혼했다하더라도 알지 못했던 새로운 면을 보게 되는게 결혼생활인데 상대에 대해 완벽히 알고 결혼결정을 한다는건 불가능하다. 

만약 100% 모두 다 알고 결혼한다면? 글쎄.. 그것도 별로 재미는 없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