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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태릉시장의 유래와 현재 모습

 

[전통시장] 태릉시장의 유래와 현재 모습

약간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따뜻한 봄볕이 나들이 하기에 좋은 봄날이다. 한결 가벼워진 옷차림에 하늘거리는 스카프를 두르고 태릉시장으로 향했다.

 

태릉이라고해서 선수촌 근처인가 했는데 거긴 아니고 중학교 동창이 사는 집과 가까운 곳이었다. 중화동 이름은 많이 들었는데 가보지는 못한 동네이다. 지하철 7호선 중화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다가 첫번째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해서 100여미터쯤 가다보면 다시 사거리가 나오는데 좌회전을 하면 태릉시장이 시작된다.

 

'태릉시장'을 알리는 간판이 없다고 했는데 정말 아무런 표시가 없다. 인도로 예상되는 길에 직선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그 끝이 잘 안보일만큼 시장의 길이가 길었다. 어림짐작으로 100미터는 넘어보였는데 100미터 달리기라도 하면 좋을만큼 완전 직선으로 곧게 보이는 시장길이다.

 

태능에셈빌에서부터 시작되는 태릉시장은 큰 도로를 사이에 두고 한편에는 식품류를 파는 시장이 있고 맞은편에는 각종 먹거리가 있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태릉시장은 3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시장의 모습으로 봐서는 그리 오래되어 보이지 않는다.

 

이유를 들어보니 그동안 몇번의 변화를 겪은 모습이었다. 원래는 가운데 개천이 있고 개천가의 집이나 건물 사이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는데 새로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골목길의 시장상인들이 골목밖으로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개천가에는 상인이 별로 없었는데 골목길에서 장사를 하던 사람들이 자연스레 개천가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시장길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다시 한번 개천이 메워지면서 시장은 그 위로 영역을 확장하고 활기를 띈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도로정비로 복개천 위로 차가 다니는 차도가 만들어지면서 복개천 위의 상인들은 양쪽 인도로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태릉시장은 사람이 다녀야하는 인도에 자리잡고 있다. 인도를 가운데 두고 상가건물과 노점상인들이 비가림 천막을 치고 장사를 하고 있다. 

 

먹거리 시장도 똑같은 모습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약간 다른점은 상가건물에 횟집이나 순대집등 음식점이 있고 상가 앞 인도에 야외에서 음식을 먹도록 간이 식당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식품을 파는 시장은 상가건물의 업종과 마주보는 노점상의 업종이 다른데, 먹거리 시장은 상가건물에 음식점이 있고 그 음식점에서 길에 마치 포장마차처럼 손님을 맞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운치있게 먹고 싶은 사람들은 좋아할 듯 보였다. 하지만 여기도 역시 인도가 좁아져 통행이 자유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전통시장치고 널널한 곳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리저리 사람들이 치이고 다니는 길이 시장길의 특징 중 하나 아닌가. 그 좁은 시장길에 자전거를 탄 초등학생 남자 아이들이 4-5명 우르르 몰려 지나간다.

상인들이 아이들에게 좁은데 왜 자전거를 끌고 다니냐며 핀잔을 주시는 모습을 보니 아주 오래전 어릴 때 친구들과 괜히 시장길을 우르르 달리다 어른들께 핀잔을 듣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나 지금이나 애들은 왜 그렇게 시장에서 뛰기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자전거를 탄 녀석들의 뒷모습을 보며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태릉시장이었다.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