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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총선을 보는 아줌마들의 수다, 우린 흥신소 직원이 필요치 않아

 

4.11총선을 보는 아줌마들의 수다, 우린 흥신소 직원이 필요치 않아

 

몇일 전 지인의 가게에 앉아 있노라니 그 앞으로 빨강 노랑 보라 파랑등 원색 옷을 입은 선거운동원들이 봄날 꽃마냥 나풀나풀 지나간다. 가게주인과 아는 듯 선거운동원중 한 아줌마가 흰색 장갑 낀 손을 흔들며 밝게 웃음을 보낸다. 그러고보니 투표일이 얼마남지 않았다.

그 지역(동작을)은 내가 사는 지역구는 아니라서 누가 나왔는지 물어보았다. 꽤 경력이 있는 현역 의원이다. 지인의 말로는 이변이 없는 한 그 사람이 또 당선 될거라고 한다. 그 말을 듣자 옆에 있던 아줌마가 말한다.

"누구 찍을거야?"

"글쎄..아직 안정했어."

옆에 있던 다른 아줌마가 말한다.

"이번엔 좀 바껴야 되지 않겠어?"

"바뀐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다 똑같지."

"그래도 새사람이 되야 뭔가 새 반찬을 먹지. 또 그 사람이 되면 맨날 먹던 반찬만 먹을거 아냐 ."

"그 사람들이 우리같은 서민이 먹을 반찬 고민이나 하겠어?"

"정치가 밥상차리기야!"

한바탕 웃음을 터트리며 나누던 아줌마들의 수준 낮은 대화이다.


"맨날 발전시키겠다고 하는데 도대체 뭘 했다는건지. 피부에 와 닿는 게 없어." 

"그래두 대통령은 바뀌니까 다르긴 다르드만. 옛날에 우리 시댁 갈때 맨날 포장 안된 길을 날 좋을땐 먼지 먹으며 비오는 날은 진흙에 빠지며 갔는데 대통령 바뀌니까 동네 입구까지 포장 길 생기드라구. 국회의원은 힘이 없어. 대통령을 잘 뽑아야지."

"그래! 하긴 그렇기 하다. 그럼 뽑지 말고 도마다 한번씩 돌아가며 대통령을 해야 나라가 골고루 발전하겠네."

"그럼 국회의원도 돈들여 시간들여 뽑지 말고 순서 정해서 돌아가며 하자고 해. 그래서 나도 한번 해보자. 나 잘할 것 같지 않어?"

"너는 안돼. 넌 말만 잘하기로 따지면 국회의원보다 한수 위잖어. 말 많은 사람은 무조건 안돼."

또 한번의 자지러지게 웃으며 그 날 아줌들의 선거 대화는 그렇게 끝났다.

 

매스컴에서는 선거 후보자들과 각 당 관계자들이 목숨걸고 어떻게든 당선되려고, 또는 당선시키려고  외치고 호소하고 애를 쓰는 모습들이 연일 중요 뉴스로 등장한다. 나이가 들수록 어릴 때보다는 정치에 관심이 가기는 하지만 아직도 정치는 글쎄...무관심하고픈 영역이다. 정치에 입문한 사람은 들어갈 땐  멀쩡했어도 들어가면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마는 아주 요상한 구역이다.

언제나 그렇듯 이번 선거도 정책은 뒷전이 되고 근거없는 흑색선전의 난무로 이성적인 판단이 아닌 감정적인 판단을 하게끔 국민들을 어지럽게 했다. 그들이 정책으로 승부를 걸지 않고 상대후보의 또는 상대 진영의 약점을 들춰내는데 주력하는 것은 이미 정치가로서의 자질과 능력이 없음을 인정하는 꼴이다. 

국민은 넓게는 나라를 위해, 좁게는 지역구 구민을 위해 정책을 고민하고 실행에 옮길수 있도록 노력하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 국회의원이 필요한거지 능력있는 '흥신소'직원이 필요한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