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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Interest

숫자에 얽힌 무서운 얘기들, 13일의 금요일은 싫어

 

숫자에 얽힌 무서운 얘기들, 13일의 금요일은 싫어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의 필수 코스 중 하나는 '13일의 금요일' 시리즈다. 1980년 시작된 영화는 총 12편의 시리즈가 만들어졌다. 그 중에 2009년에 제작된 '13일의 금요일'은 시리즈1에 대한 반전을 담고 있다.

초대받은 이들은... 다 죽을 것이다

달빛이 아름답게 빛나는 크리스탈 호수 캠프장에는 한가지 전설이 있다. 20여 년 전 캠프 요원의 부주의로 한 아이가 익사한 후 그의 엄마가 아들의 복수를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 그러나 유일한 생존자가 그녀의 목을 베었고 이것을 지켜보는 한 아이가 있었다. 익사한 줄 알았던 아이 제이슨… 그날 이후 크리스탈 캠프장은 폐쇄되고 인적조차 드문 폐허가 되었다. 그러나 밤만 되면 호수를 배회하는 그림자가 목격되고 있다는 것이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서양에서는 13이라는 수를 불길하게 여긴다. 한국, 일본, 중국에서 4를 불길한 수로 여기는 것과 같다. 한자문화권에 속한 나라에서 4라는 수는 '죽을 사(死)'자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4에 대한 거부감은 도로이름, 집 번지수, 건물의 층에서 웬만하면 사용하길 꺼린다. 그 영향으로 아직까지 엘리베이터를 타면 4층이 없거나 F로 표기된 곳이 많이 있다.

그리고 자동차 번호판에도 되도록이면 4자를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 만약 내 자동차 번호판이 '4444'이면 기분이 어떨까? 그래서 한자문화권인 국가에서 물건을 파는 업체들은 4를 피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미국의 전자 회사인 팜은 PDA의 이름에서 4를 제외하기도 하였다. 텅스텐 T3(PDA명)의 다음 모델을 텅스텐 T5(▲ 위 사진)로 이름 붙였다.

 

그러면 서양은 어떨까? 마찬가지로 12층 다음이 14층인 건물이 많고 13호실이 없는 호텔이 수두룩하다. 독일의 고속철도 이체가 처음 생겼을 때 13번 차량이 없었고 포뮬러원 자동차 경주 대회에서는 13번을 단 자동차를 볼 수가 없다.

이런 독특한 현상은 왜 생겼을까? 첫번째 설은 완전을 의미하는 수인 12 다음에 처음 오는 수가 13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다음은 일반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내용으로, 예수를 배신한 가롯 유다가 최후의 만찬에 열세 번째 참가하였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그런데 13일의 금요일은 왜 불길하게 여길까? 13일의 금요일이라는 영화 때문은 물론 아니다. 13일의 금요일을 특히 싫어하는 서양인을 겨냥하여 붙여진 공포영화의 제목일 뿐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예수가 금요일에 십자가에 못 박혔기 때문이라 추측한다.

그러니까 싫어하는 13이라는 숫자와 금요일이 겹치는 날인 '13일의 금요일'이 되면, 어서 하루가 끝나기만을 바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래도 1980년 이후에는 13일의 금요일을 싫어하는 데 영화가 조금의 보탬은 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오랜기간 시리즈가 이어졌으니까 말이다)

 

2012년에는 13일의 금요일이 3번이다. 1월 그리고 오늘인 4월, 그리고 7월이다. 1년이 12달이고 요일이 7 종류이니까 많아도 2번인데, 올해는 특히 많은거 같다. 전체적으론 월요일이 두번(2월, 8월), 화요일이 두번(3월, 11월), 수요일은 한번(6월), 목요일은 두번(9월, 12월), 토요일과 일요일은 한번(10월과 5월)이다.

그런데 오늘날 쓰이는 달력인 그레고리력[관련글 링크]에서는 400년을 기준으로 날짜가 반복되는데 400년 동안 13일이 목요일과 토요일인 경우는 684번, 월요일과 화요일은 685번, 수요일과 토요일은 687번인데, 금요일인 경우는 688번으로 가장 많다. 13일의 금요일에 안 좋은 기억이 있는 분에게는 슬픈 사실이다.


숫자에 얽힌 금기가 있는 나라가 또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17이라는 수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로마숫자 17(XVII)이 '살았었'라는 뜻이라서 '죽었다'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랑스 르노 자동차의 르노17은 이탈리아에서 르노117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고 이탈리아에 착륙하는 많은 비행기에는 좌석 번호 17이 없다.

 

숫자에 얽힌 동서양의 금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해당 숫자가 죽음과 관련있다는 사실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는 죽음임을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오멘이라는 영화를 보면 '666'이 악마의 숫자로 상징되는데 그 이유는 왜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