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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용기있는 아들과 현명한 엄마의 선택, 대학 안가도 돼

 

용기있는 아들과 현명한 엄마의 선택, 대학 안가도 돼

 

아들 녀석 친구 중에 인사를 아주 잘 하는 녀석이 있다. 키가 185나 되고 얼굴이 순진무구(?)하게 생긴 녀석이다. 몇번 집에 놀러 왔는데 멀대 같이 큰 녀석이 귀엽게 배꼽인사를 한다. 그리고 간식을 주면 꼭 일어나서 인사를 하고 먹는다. 감탄사도 곁들이면서.

하는짓이 이쁘다. 게다가 듣기 좋은 말도 자연스럽게 잘 한다.

"**이 어떠니?" 하고 아들에 대해 물으니

"저희 엄마가 제 친구중에 제일 좋아하세요."

사실이건 아니건 친구 엄마에게 좋은 친구로 인정받고 있다는건 기분 좋은 일이다.

 

 

아들 녀석이 저녁을 먹는데 곁에 앉았다 들으니 그 아이가 대학을 안가기로 했단다.

"왜?"

"성적이 안되니까."

"그래도, 그 성적으로 갈수 있는 대학을 알아보면 되지 않나?"

"걔네 엄마가 패션쪽 일을 하시는데 졸업하면 바로 군대 갔다가 패션 디자인 학원 다니면서 자격증 따고 패션쪽으로 빨리 자리잡는게 어떠냐고 그리고 영어 공부에만 치중하는게 어떠냐고 하셨대. 학점이 인정되는 학원이니까 나중에 생각있으면 편입해도 된다고, 그래서 **이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구, 걔 지금 영어공부만 해"

"그래...  그거 쉽지 않는 결정이었을텐데 엄마가 대단하시다."


엄마라는 사람들은 자기 자식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기 어렵다. 왜냐하면 무의식 속에 나와 자식은 한 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떼어 놓고 바라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연애할때와는 다른 콩깍지가 씌워진다.

 내 모습이 투영되는 나의 분신! 그러니 그 아이의 외적인 부분은 곧 남들이 바라보는 '나'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를 가꾸듯 아이를 치장한다. 그리고 은근히 평가를 바라며 자식을 내놓는다.

어릴때야 비싼 옷에 비싼 유모차, 귀한 먹거리등을 골라 먹이며 엄마의 지위를 표현하지만 학교에 들어가면 아이 성적이 곧 엄마의 얼굴(지위)이 된다. 엄마가 원하는 성적이 안되면 엄마는 초조해 진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뭐라고 생각할까? 불안하다. 자신이 아이의 성적만큼 밖에 안되는 엄마로 보이는게 자존심 상한다.

그래서 어떻게해서든 일류대학을 보내려하고 안되면 유학도 불사한다. 진정 아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려줘야할 아이의 능력은 무엇인지 그렇게 오래 키웠으면서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엄마들에 비하면 **이 엄마는 아이에 대해 상당히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분인가보다.(한번도 뵌 적이 없다) 가정형편이 어려운것도 아닌데다가 첫 아이라서 대학진학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이 엄마의 선택을 두고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기 자식 잘 되기를 바라는 모든 엄마의 마음이 똑같을진대 그 엄마의 마음이 부족할리 없다.

 설혹 지금 살짝 돌아가느라 시간이 걸릴지 몰라도 자식을 위하는 **이 엄마의 판단을 믿는다. 나중에 **이가 정말 대학을 가야겠구나 라고 필요성을 느끼면 그때 몰입해 공부해서 대학을 가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