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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따라 봉사활동을 다녀 온 딸래미, '사랑의 동전밭' 행사

 

 

친구따라 봉사활동을 다녀 온 딸래미, '사랑의 동전밭' 행사

 

 

4월 어느때 쯤인가 딸래미가 5월5일 어린이 날에 친구랑 봉사활동을 하러 간다고 하였다. 어쩐 일인가 싶었다. 5월5일이면 토요일이고 쉬는 날이라 놀러 가기 바쁘실텐데 공휴일에 봉사라니...

 

딸래미와 친한 친구 중에 고등학교때부터 봉사활동을 많이한 일명 '봉사왕'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같이 가자고 해서 가기로 약속을 했다고 한다. 청계천에서 한다고 얼핏 들어서 나는 5일 어린이 날에 아이들 볼에 페이스 페인팅 해주는 봉사, 이런건가 보다 했는데 본인도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구체적으로 모른다며 가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아침 10시부터 밤 9시까지 한다는 사실을 금요일에 듣고 하루종일 너무 힘든거 아니냐고 했더니 친구가 괜찮다고 했다면서 내일 아침 일찍 깨워 달라고 한다. 그런데 깨우려 했더니 어라! 혼자 일어나서 준비를 하신다. 이런 기특할 때가 있나.

 

 

 

'혹시 얘가 놀러가는 걸로 착각하는건 아닌가?' 생각했고, 딸래미는 가볍게 차려 입고 집을 나섰다.

중간에 청계천에 도착했는데 시청으로 간다는 문자를 받았고 땅콩 빵을 굽는 일을 하게 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알고보니 사랑의 동전밭 행사에 가는 거였다.

 

 

 

사랑의 동전밭 행사는 월드비전이라는 곳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빵모양의 저금통에 그동안 모은 동전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기부하는 문화행사였다. 월드비전이 기독교 단체다 아니다 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고 우리 딸래미는 교회에 다니지는 않는데 봉사활동을 간걸로 봐서 기독교인만 봉사활동을 하는건 아닌가 보다.

 

 

 

 

오전 10시에 빵 굽는 기술(?)을 설명 듣고 3명이 1조가 되어 리어카를 밀고 시청 광장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시험삼아 빵을 굽는데, 붕어빵 만드는 것 같은 틀에 땅콩이 들어간 반죽을 넣고 네모난 모양으로 구워내는데 반죽도 잘 안 나오고 빵도 자꾸 타서 애먹었나 보다.

 

지나가던 아저씨가 전직 붕어빵 장사를 하셨다며 불 조절과 반죽 넣은 요령등을 알려주셔서 그때부터는 잘 구웠고 빵도 많이 팔았나 보다. 3개에 천원인데 돈은 모금함에 직접 넣고 가기 때문에 돈을 주거나 받지는 않았다고 한다.

 

 

 

점심 교대 시간에 밥 먹고 잔디광장에 있으니 미스코리아 언니들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처럼 하늘거리는 한복을 입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는데 질투날 만큼 예뻤다고 한다. 시청앞 잔디광장 둘레로 각국 나라의 부스가 세워지고 구경거리나 먹거리등이 있어서 눈요기도 할 수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했다고 한다.

 

 

그사이 잔디광장 한켠에 마련된 동전 모으는 커단란 풀(?)에는 동전들이 점점 쌓여가고 어른들도 아이들도 행복한 얼굴로 동전을 넣으며 기부를 체험했다고 한다. 엄마 아빠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많이들 나오셨는데 재미로 동전을 던져 넣기도 하고 집에서 가져온 저금통을 통째로 넣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불 때문에 덥고 바쁘고 힘도 들었지만 보람있어서 기분이 좋았나 보다.

 

 

 

저녁엔 장사를 마무리하고 동전을 자루에 담는 작업을 했다 한다. 동전밭에 들어가 손으로 동전을 쓸어 담아 자루에 넣는데 지나가던 꼬마들이 대거 들어와서 도와주고 어른들도 많이 도와 주셨나 보다. 불빛에 반짝이는 동전들이 흡사 연못을 연상시킨다. 다 담고보니 손이 철가루때문인지 시커멓게 됐는데 씻어도 쇠냄새는 계속 나나 보다. 집에 와서도 손을 계속 씻고 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일을 했다면 몸도 마음도 지쳐서 투덜거렸을텐데 기분이 좋으신지 팔 다리에 파스 붙여 달라면서도 계속 재잘거리신다. 입은 안아픈가보다. 제 딴에도 자신이 흐믓하고 기분이 좋은가 보다. 딸아! 봉사란  몸은 힘들지만 그보다 몇배 더 마음이 즐거워지고 행복해지는 거란다

 

 

 

앞으로 그 친구와 봉사활동을 자주 하기로 했다니 열심히 정성을 담아 너의 마음을 전달하고 너도 행복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