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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IT

소셜미디어로 맺어진 친구관계의 특성은?

 

소셜미디어로 맺어진 친구관계의 특성은?

 

 

위키디피아를 보면, 소셜미디어는 '높은 접근성과 온라인상에서 확장 가능한 출판 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도록 만들어진 미디어'로 정의하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에 익숙한 용어의 풀이치고는 너무 추상적이며 쉽게 이해되지 않는 말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처럼 아리송하게 정의하는 이유는 아직도 소셜미디어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며, 또한 끊임없이 진화하는 소셜미디어의 특성이기도 하다.

 

그래서 소셜미디어의 사전적 의미의 이해보다는 다수의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라는 용어를 어떠한 경우에 사용하는지 파악하는게 더 중요할 수 있겠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소셜미디어라는 용어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미투데이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 Social Network Service)로 한정해서 사용하는 경향이 높다.  

소셜미디어에 대한 재미있는 분석자료가 있다. 2010년 조사자료로 시간은 좀 지났지만 소셜미디어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의 절반가량은 소셜미디어라는 용어를 들어본적이 있다(50.2%)고 응답했다. 지금 다시 조사한다면 그 비율이 더 올라갈게 분명하다. 또한 이 용어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에서는 '온라인으로 인맥을 만드는 서비스'(31.8%)라거나, '휴대폰으로 연동되는 인터넷 서비스'(26.0%)로 알고 있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이 소셜미디어를 '한 사람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무선의 인터넷 서비스'(60.1%)라고 응답했다. 바꿔말하면 소셜미디어는 광의로 해석하면 '소통의 도구'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소통의 도구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맺어진 관계가 어떠한 특성을 보이는지 알아 보겠다.

 

 

 

소셜미디어가 가져온 새로운 관계설정 


우리는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간다. 가족 및 친적은 물론이고 어린 시절 동네 소꼽친구부터 유치원, 학교에서의 친구,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등장 전에는 이렇게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관계가 전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관계의 특징은 만나는 사람의 수가 한정되어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인 관리가 없으면 관계가 소홀해 진다는 점이다. 즉, 관계유지를 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아래는 온라인 관계설정에 대한 사례이다.

춘천에 있는 강원대 정모 교수는 내년이면 예순을 맞는 이른바 '구세대'지만, 요즘 유행하는 페이스북에 푹 빠져 지낸다. 그가 페이스북에서 맺은 친구는 214명인데, 이 중 3분의 2는 오프라인에서 이미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고, 나머지는 페이스북에서 새로 만난 사람들이다.

 

 

페이스북 친구들 중에는 그동안 서로 연락하고 지내던 사람도 있지만,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다가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연결된 사람도 적지 않다. 페이스북에는 가입자의 회원 정보를 바탕으로 학교나 직장 등 어떤 형태로든 관계가 있을 만한 사람을 추천해주는 기능이 있어, 과거 중고등학교 시절의 친구들과 다시 연락을 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오래전 미국 유학 시절의 은사와 페이스북에서 만나 지난해 미국 출장 때 무려 27년 만에 재회한 일은 정 교수에게 페이스북의 위력을 실감케 해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강원일보 2010.10.22자>

 

위 사례는 소셜미디어가 사람들 간의 관맺기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사람들의 관계는 주로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맞대고 만나거나 아니면 전화기 너머로 목소리를 들으면서 일대일로 소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면, 지금은 모바일이나 컴퓨터 키보드를 매개로 형성된다. 이를 '디지털 인맥'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소셜미디어 시대에 인간관계는 과거 오프라인 시대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는가?

가장 큰 특징은 교류범위가 이전에 비해 많이 확대되었다. 정교수가 아무리 부지런하다고 해도 오프라인이라면 200여 명의 친구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춘천에 살면서 이들과 연락하며 지내기란 지리적으로 더욱 어렵다. 이러한 관계가 가능한 이유는 오직 한가지 페이스북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전의 오프라인 환경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때문에 많은 친구들과 동시에 만나 대화를 나누는 일조차 어려웠다. 소셜미디어는 폭넓은 관계를 유지, 관리하는 데 환상적인 도구임에 틀림없다. 이메일, 온라인 카페, 블로그 등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처럼 소셜미디어는 생소한 소통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여러가지 방식으로 새로운 인간관계를 가능케 해준다.

 

 

 

온라인 관계와 오프라인 관계


그러면 소셜미디어를 통해 형성된 관계는 오프라인에서의 관계와 비교할 때 어떤 성격을 보일까?

소셜미디어에서는 짧고 빈번한 접촉을 유지하면서, 또 다양한 상황에 서로 노출되면서 관계를 축적해 간다. 이 때문에 소셜미디어에서 만난 사람들은 마치 '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또한 적은 비용으로 폭넓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맺어진 '관계'가 현실에서의 관계와 같다고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세대별로 시각차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기성세대는 오프라인의 강한 유대에 기반을 둔 전통적인 관계에 익숙하고, 소셜미디어에서도 기존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를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반면 신세대들은 이러한 전통적인 관계망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반면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관계형성에 익숙하다. 실제로도 소셜미디어를 그러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서 흔히 나타나는 가볍고 피상적인 관계들을 현대사회의 새로운 추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인간관계에서 늘 가까움이나 친밀함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렇게 보면 소셜미디어의 관계는 개인의 완전한 독립도 아니고 남과 완벽하게 얽혀 사는것도 아닌 유연한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준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의 관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온라인에서 형성된 관계가 오프라인 시절처럼 진정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다. 가령 트위터의 팔로어 수가 5만 명인 사람이 현실에서 5백 명을 지속적으로 만나는 사람보다 친구가 많다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소셜미디어에서 친구를 많이 만드는 사람이 과연 사교성이 뛰어난 것일까? 또 어려움에 처했을 때 온라인 친구들이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변은  자신있게 '그렇다'라고 말하긴 어렵다. 관계망의 폭이 관계의 깊이와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른 표현으로 현실에서 만난 친구가 급하다고 할 때 돈을 꾸어줄 순 있지만 소셜미디어에서 빈번히 대화를 나누며 친하게 된 사람에게 선뜻 돈을 꾸어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인간관계에서 호감과 신뢰는 다르기 때문이다.

 

 

♣♣♣

 

 

소셜미디어에서 온라인 친구 만들기에 열중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검술을 닦지 않고 더 좋은 검을 구입하기 위해 주어진 시간의 대부분을 소모해 버리는 사람'이라고 비유한다. 냉정하게 보자면 소셜미디어란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장을 제공하지 친구까지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