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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IT

당신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 디지털 발자국과 온라인 평판

 

 

당신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 디지털 발자국과 온라인 평판

 

 

2009년 가을 인기 아이돌그룹 2PM 리더였던 박재범은 2005년 연습생 시절 자신의 마이스페이스에 남겼던 글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더니 결국 우리곁에서 사라졌다. 한국생활에 익숙치 않던 그가 당시 힘든 상황을 투덜거리듯 친구에게 글을 남겼는데, 그 글 중에 한국인을 비아냥거리는 듯한 표현이 포함돼 있었다. 결국 박재범은 한국인을 비하했다는 비난을 들으며 팀을 떠나야 했다.

 

이는 친구와 나누었던 과거의 대화가 검색 엔진을 통해 검색되어 문제가 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소셜미디어에 남겨진 개인의 생각이나 느낌 혹은 행적은 검색 엔진을 통해 노출되고 재해석되면서 현재의 평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소셜미디어의 사용이 확대되면서 남게되는 디지털 발자국과 그 발자국의 결과인 온라인 평판 때문에 생기는 변화에 대해서 알아 보겠다. 

 

 

디지털 발자국이 가져오는 새로운 풍속도

 

갈수록 소셜미디어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 결과로 온라인 공간에 남겨진 '디지털 발자국'도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디지털 발자국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고 남들과 공유하면서 본인이 자발적으로 남기거나 남들이 나와 관련한 메세지를 올리면서 생겨난 것 들이다.

 

생활에서의 소소한 느낌에서부터 친구들과 나눈 대화나 유머 그리고 일상의 기억을 담은 사진에 이르기까지 개인이 남긴 디지털 발자국은 인터넷 공간 어딘가에 저장되고 구글과 같은 검색 엔진을 통해 쉽게 검색해 볼 수 있다. 그래서 소셜미디어 세상에 새로운 풍속도가 나타났다. 바로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검색 엔진을 통해 개인의 행적이나 신상을 찾아보며 자신의 온라인 평판에 대하여 신경쓰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온라인 평판이 개인의 사회생활이나 취업과 같은 외부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그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퓨 리서치 센터에서 발표한 '평판 관리와 소셜미디어'(2010)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성인 인터넷 이용자 가운데 검색 엔진을 통해 온라인 평판을 감독하는 사례가 2006년 47%였는데 2010년에는 57%로 늘어났다고 한다.

 

이처럼 온라인 이용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인의 행적에 관한 정보가 온라인 공간에 축적되면서 자신이 올리는 정보를 직접 관리 감독하겠다는 태도 변화를 보여준다. 특히 50 ~60대 중장년층의 55%가 사이트에서 제공한 프라이버시 설정(기본설정을 말함)을 그대로 사용하는 데 비해 젊은 층은 설정을 직접 관리하면서 자신의 개인 정보 노출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젊은이들의 태도는 자신의 프로파일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이나 사진에 태그된 자신의 이름을 지우는 등 개인 정보가 공유되는 방식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따라서 소셜미디어의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이전에는 온라인 평판에 무신경 무감각 했던 많은 사람들까지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또다른 모습의 소셜미디어 공간

 

소셜미디어 공간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지, 그리고 이들과의 소통 형태가 어떤지가 개인의 명성이나 평판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친구 수나 팔로어 수, 사람들로부터의 댓글, 답변, 공감 등에 이르기까지 친구 관계의 폭이나 소통의 정도는 온라인상에서의 세인의 명성과 평판을 가시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소셜미디어는 자기중심적 플랫폼이기 때문에 관계맺기가 거북한 상대나 소원한 상대를 거부할 수 있고 서로 피곤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상황을 피해갈 수 있다. 친구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상황을 불편하지 않게 제어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네트워크 친구들의 성향을 고려해 메세지를 올리거나 이들의 댓글, 반향, 평가 등에 따라 자신이 올리는 메세지 내용을 수정할 수도 있다.

 

개인적인 소셜미디어에서는 자신이 올린 메세지뿐만 아니라 이 메세지에 대한 친구의 반응, 친구가 보낸 메세지, 자신이 친구의 메세지에 보인 반응 등이 함께 올라온다. 그래서 자신과 친구에 대한 반응을 동시에 모니터링하며 메시지를 생산하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된다.(물론 안그런 분들도 많다)

 

 

 

소셜미디어는 자아표현의 도구이자 자신을 알리는 자기PR도구이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상적인 자기 모습을 연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표현된 모습에 대한 남들의 반응을 의식하며 평판 관리를 해야하는 곳이기도 하다. 물론 이때문에 온라인에서의 모습이 가식적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어쨌든 소셜미디어의는 자기만족적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동시에 타인의 시선도 의식해야하는 공간이다.

 

♣♣♣

 

결국 소셜미디어는 타인의 시선도 의식하면서 자신의 평판에도 신경써야하는 두가지 이해 관계가 만나는 요지경 세상이겠다. 그래서인지 소셜미디어가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주기보다는 더 피곤한 삶으로 이끌지 않을까 염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