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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우주다큐', 우주비행사의 숨겨진 비화

 

 

[서평] '우주다큐', 우주비행사의 숨겨진 비화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기까지 우주 비행을 위한 인류의 노력은 상상을 추월한다.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들의 멋진 모습만 기억하는 우리에겐 그 뒤에 숨겨진 엄청난 준비 과정은 놀라움 그 자체이다.

 

우주 정복을 위한 인간의 부단한 노력에 존경심도 들지만, 그 과정에 숨겨진 숱한 도전들은 한마디로 코미디를 방불케 하며, 한편으로는 가장 인간적인 몸부림이 아닌가 생각된다.

 

 

 

 

최초의 달 착륙으로 인해 작성된 수백만 페이지의 문서와 보고서들 가운데, 「깃발이 꽂힌 적 없는 곳 : 달에 깃발을 꽂는 순서에 대한 정치적.기술적 면들에서는 바람이 불지 않은 달에서 깃발이 펄럭이기 위한 NASA의 고민이 적혀있다. 이처럼 문제같지 않은 고민부터 우주 여행 중 생길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하여 사전 실험을 통해 확인하고 확인하는 NASA의 고충이 우주 탐사의 어려움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한다.

 

<우주다큐>는 우주비행사들이 우주로 나가기 전에 지구에서 행하는 모든 실험에 대한 적나라한 기록들이다.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하고 시뮬레이션한다고 하여도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1949년 처음 원숭이를 로켓에 태워 시작한 실험부터 얼마전 화성에 도착한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까지 우주실험에 대한 NASA의 시행착오는 계속적으로 개선되었으며 엄청나게 발전되어 왔다.

 

 

우주비행사들의 숨겨진 비화들

 

<우주다큐>는 1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으며, 각 장의 에피소드들은 정말 이러한 일까지도 실험을 할까하고 놀라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우주비행사라는 직업이 이런 것인가 하고 실망스럽기도 하다. 

 

우주비행사가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는 1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우주 여행 중 발생하는 예외 상황에서 우주비행사가 대처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도 단 1% 생존 확률울 높이는 실험이라면 하는 것이다.

 

 

 

 

NASA의 우주 실험센터에서 우주비행사들이 하는 일은 우주 여행 기간 중에 인간에게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을 미리 경험해 보는 것이다.  가장 먼저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선에 고립되어 있을 때 발생하는 심리 상태와 우주에서 느끼는 정신적 충격에 대한 사례들을 우주 실험에 참가한 우주비행사들의 경험을 토대로 들려준다. 

 

우주 여행에서 가장 두려운 상황 중에 하나는 무중력 상태이다. 지구에서 중력 상태에 익숙한 인간이 무중력 상태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는 직접 체험하기 까지는 영원한 숙제이다. 그러나 포물선 비행을 통해 무중력 상태를 인공적으로 만들며 그 상황에서 갖가지 실험을 실행하는 얘기들은 흥미진진 그 자체이다. 그래서 우주 여행은 못하더라도 무중력 비행은 경험해 보고 싶다. 번지점프 기분일까?

 

 

 

 

책의 많은 부분은 우주비행사들의 은밀한 고통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우주 멀미, 악취와의 전쟁, 무중력이 뼈에 미치는 영향, 무중력에서 욕구를 해결하는 방법(위 사진, ch12), 화장실 문제, 우주 식품에 대한 에피소드 등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우주비행사들의 삶을 재조명해준다. 과연 우주비행사들은 이러한 고통을 감수할 정도로 우주 정복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발사 직후 하루나 이틀 동안 우리가 뉴스에서 우주왕복선을 보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에요. 우주비행사 모두가 쪽 구석에 박혀 구토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탐사를 마친 후 샤워를 하는데, 내 손가락 끝을 싸고 있던 각질 전체가 홀러덩 벗겨 떨어졌던 기억이 나요."  <본문 중 일부 발췌>

 

 

그래도 화성으로 Go!

 

NASA가 우주로 음식 500그램을 더 발사할 때마다, 궤도로 올리는 데까지 수천 달러의 추가 연료가 필요하기에, 우주비행사로 여자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 평균적으로 여자는 남자들보다 체중이 덜 나가고, 숨도 덜 쉬고, 먹고 마시는 양도 더 적다. 함께 발사되어야 할 산소와 물, 식량이 더 적다는 얘기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이유는 뭘까? 우주비행사의 은밀한 고통에 그 답이 있다.

 

 

▲ 챌린저호의 우주비행사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쾌거를 이루었지만, 그 이후에도 인류의 우주 탐사는 시련과 성공을 반복하고 있다.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 참사, 2003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 호 참사는 인간의 우주 탐사에 어려움을 대변해주는 사건들이다.

 

우리나라도 2번이나 나라호 발사에 실패하였지만, 또 다시 3차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우주 탐사를 위한 노력에는 우리가 몰랐던 숱한 시행착오가 으며, 우주비행사들의 무모할 정도의 실험 정신 위에 얻어진 결과이기에 그들의 인내심에 존경심을 표한다.

 

저자인 메리 로치의 코믹하고 리얼한 문장(여성 작가이면서도 자극적인 표현이 많다)도 읽는 재미를 더해주지만, <인간다큐>에 숨겨진 우주비행사들의 인간적인 모습들이 그림 한장없는 400페이지의 책을 단숨에 읽게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