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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에 구금된 여고생, 스펙 쌓기가 부른 불미스러운 사건

 

 

케냐에 구금된 여고생, 스펙 쌓기가 부른 불미스러운 사건

 

연일 방송에서 케냐에 구금된 여고생 뉴스를 내보내고 있다. 부모가 현지 변호사를 선임했고 여고생의 부모가 빠른 시일 안에 케냐로 갈 수 있도록 비자 발급을 해 주기로 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19살 어린 소녀가 머나먼 나라에서 무시무시한 마약소지 혐의로 구금되어 있다니 얼마나 무섭고 불안할지 예상이 되고도 남는다.

 

▲ 사진 출처 : SBS

 

방학을 이용해 유학에 필요한 스펙을 쌓기 위해 1주일 동안 케냐에 취업을 해서 경험을 쌓고자 했던 모양인데 왜 굳이 그 먼 케냐까지 어린 여자 아이를 보내야 했는지 궁금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까닭이 있겠지 생각하면서도 안타까움과  씁쓸함이 교차한다.

 

안그래도 대학입시나 취업 시에 필요한 스펙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여고생의 입장에 불만스러운 점을 토해내는 사람들도 많은 모양이다. 순수한 목적이 아닌 의도가 담긴 스펙용 활동이 사람들에게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건 당연하다. 얼마 전 봉사활동으로 대학을 간 학생의 부적절한 봉사활동처럼 말이다.

 

 

열정과 진정성

 

아침마당이라는 프로에 40대의 미혼 남자 켄트 김과 19살의 국제고 자퇴생 송기환 학생이 랩하는 팀을 만들어 공연을 하는 모습이 방영되었다. 16살에 미국으로 가서 몇 년 만에 하버드대에 입학했고 대학생활 동안 전 세계 만명에게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주고 받았다는 켄트 김은 고액연봉의 직장을 버리고 험난한(?) 경험을 위해 한국에 와서 주로 학교를 다니며 강연을 한다고 했다.

 

 

 

자신도 왕따를 당했고 그 과정에서 공부만이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줄 수 있다는 생각에 공부에 전념해 하버드대에 입학했다는 내용을 이야기 했다.

 

같이 나온 송기환 학생은 국제고 1학 재학 중 왕따를 경험하면서 아버지와의 갈등이 심해져 투신자살을 시도했으나 하늘의 도움으로 자동차 위로 떨어져 목숨을 구했다는 가슴 떨리는 경험을 이야기했다. 고1때 국제고를 자퇴하고 지금은 켄트 김을 따라 다니며 강연 후 합동 공연을 하면서 마음의 병을 치료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  

 

검정고시 준비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지금 당장은 아니라고 했으며 켄트 김의 말을 빌리자면 그를 하버드에 보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송기환 학생처럼 우여곡절을 겪고 나서 공부하려는 학생을 우리나라에서는 터부시하지만 외국에서는 그 가치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다양성과 개성을 인정해야

 

아니 오히려 더 좋게 생각한다고 한다. 일면 이해가 되는 말이다. 우여곡절 끝에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그 열정과 진정성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또는 평가받기 위해 준비하는 스펙도 필요할 수 있겠다. 그러나 어찌됐든 우리 사회는 과정이나 의도 보다는 결과만을 요구하는 경향이 크다. 아이들이 과시용 스펙 쌓기 뿐만 아니라 실제 필요하지도 않는 스펙 쌓기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어리석음은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는 좀 더 다양성을 인정하고 개인의 개성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