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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마 이혜정, 그녀의 솔직한 말이 불편할지라도

 

빅마마 이혜정, 그녀의 솔직한 말이 불편할지라도

빅마마라 불리는 이혜정씨가 고단한 시집살이를 했다는 방송 시가를 보고 저 정도였나 싶어 안타까웠다.

작은 아파트 한 채 값의 12자 장농을 준비하고도 시누의 애를 봐주며 시어머니에게 차별대우를 받았던 그녀의 치욕스런 시집살이 이야기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사람들은 그녀가 방송에 나와 그것도 남편있는데서 시어른의 흉을 적나라하게 보는것에 대해 상당히 불편해 한다.  

그녀의 솔직한 말들에 대한 불편함

그녀의 과한 혼수에 대해 33년 전 서울대 의사 출신의 신랑감과 결혼하는 댓가로 그 정도는 당연한 거였다, 또는 그렇게 해서라도 '사'자 신랑감을 얻으려 했던 자신의 욕심을 돌아보라는둥 그녀에게 쏟아지는 말들을 보니 위로의 말보다는 시댁 험담을 늘어 놓은 것에 대한 불편한 시선들이 더 많아 보였다.

 

요리사로서 방송에 모습을 보이더니 각종 예능프로나 토크쇼에 의사 출신의 남편이 소개되고 집과 자녀들까지 소개되어 이제 그녀의 가족은 모두 공개되었다. 집 안 배경으로나 그녀의 스펙으로만 보면 그녀의 위치는 우리 사회에서 상위층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가끔 그녀가 가정사를 이야기 할 때면 놀라곤 한다. 심신을 지치게 만들었을 고달픈 시집살이와 남편과의 갈등이 예사롭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거침없이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간혹 중간에 이의를 제기하는 남편마저 면박을 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 마냥 콸콸 쏟아내는 그녀의 입담을 불편해 사람도 있지만 나처럼 동감하며 들어주는 사람도 있다.

배울만큼 배웠고 세상살이 경험도 많은 주부 33년차의 그녀가 고달픈 시집살이를 적나라하게 말하고 남편의 험담을 거리낌없이 말하면 사람들이 되려 그녀의 경박함을 욕하고 누워 침뱉기라 욕하리라는 걸 몰랐을리는 없다. 다 알고 있음에도 그리 이야기하는 것은 이젠 그것이 그녀에게 문제가 되지 않을만큼 흐려졌다는 것이고 남편과의 신뢰가 남들과는 다를 정도로 깊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배우자의 집 안이나 가족들 흉을 보는 것은 결혼 생활의 절대적인 금기이다.  나를 욕하는것 보다 더한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그녀의 말이 사랑의 표현이기를 

몇 번 방송에 부부가 같이 나와 이런 저런 부부갈등을 이야기 하곤 했었는데 그 이후에도 방송에 같이 나오는 걸 보면 이혜정씨의 발언이 남편에게 문제가 되지는 않아 보인다.

혹은 이런 예상도 해본다. 지독한 시집살이에 심한 정신적 우울증을 겪었을 그녀를 위해 일종의 '자기정화'의 시간을 주자는 의도가 아닐까 싶은 것이다. 가슴에 쌓인 것을 다 털어내라는, 사람들의 무수한 시선을 감내할테니 나를 믿고 다 쏟아 버리라는 배려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간혹 부부불화를 일으키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들을 할 때도 있었지만 여전히 다음 방송에 그들 부부는 아무렇지 않은 모습으로 나온다. 그들 부부가 소위 방송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도 아니고 인기유지를 위해 이미지를 관리할 위치도 아니니 부부사이가 좋지 않은데 일부러 꾸미고 방송을 하는 것은 아닐것이라 생각한다.

그녀가 사실적으로 말하는 이야기들을 듣기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녀의 거침없는 말에 '저 사람도 힘들게 살았구나'  또는 '나는 저정도는 아닌데...'라고 위로 받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그녀가 말로나마 '화'를 풀어내어 응어리가 없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