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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동화 '진짜 영웅', 구밀복검을 가려내는 눈이 필요해

 

동화 '진짜 영웅', 구밀복검을 가려내는 눈이 필요해

 

 

동화 '진짜 영웅'은

사랑하는 마음을 까맣게 잃어버린 어느 별에서 아이들이 잠자리 한 마리를 잡아서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것을 보던 한 아이가 잠자리를 빼앗아 날려보냈다.

 

몇 년후 이 별에 거대한 괴물이 나타나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사람들을 위협하는 듯 했다. 사람들은 놀라서 도망다니고 괴물은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계속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했다.

 

그때 멋진 차림의 스페셜맨이 나타나 괴물이 바라랑별에서 온 바라랑맨이라고 말하며 사람들을 잡아먹으러 온 괴물이라고 했다. 사실 스페셜맨이 사람 잡아먹는 괴물인데 거짓말로 사람들을 속인 것이다.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을 우선으로 대패시키던 스페셜맨을 바라랑맨이 가로 막았다. 스페셜맨은 바라랑맨에게 빔을 쏘아댔고 바라랑맨은 피하지 않고 맞았다.

 

빔을 다 쏜 스페셜맨은 자기 계획이 망했다며 도망갔고 바라랑맨은 쓰러지더니 아주 작은 잠자리로 변해 한 남자의 손바닥에 떨어졌고 '이제 괜찮아'하는 말을 남기고 죽었다.

 

구밀복검의 유혹 

잠자리를 구해 준 아이에게 나타나 위험한 상황을 알리려 하지만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사람들은 영웅과 괴물을 알아보지 못했다. 진정 괴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러 온 바라랑맨의 진심은 거부당하고 멋진 차림의 괴물의 화려한(?) 입담에 사람들은 눈도 귀도 멀어져 버렸다.

하지만 바라랑맨은 포기하지 않고 몸을 던져 위기에서 사람들을 구해냈다. 바라랑맨의 희생을 보고서야  사람들은 진정한 영웅을 보았다. 그의 희생이 헛되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그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

 

진짜를 가려내는 눈

드라마뿐만 아니라 살다보면 이런 경우가 많다. 정의는 사람들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어 혼란스럽게 한다. 진실을 혹은 진심을 보는 눈이 없으니 소리도 들을 수가 없다.  바라랑맨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귀를 막고 거부하거나 오해를 해서 걸러 듣고 있으면서 정의가 제대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탓을 한다.

살아보니 정의를 지키며 사니까 오히려 손해만 보는 것 같고 정의를 지키며 사는 나를 우습게 보는 것 같다. 정의는 마주보기가 불편하다. 괴물처럼 보인 바라랑맨처럼 말이다. 추한 겉모습만 보고 그 속마음까지 그대로 일거라 추정해 버린다. 겉만 보고 쫓아가면 어린애랑 다를게 무엔가.

이 정도 나이면 속까지 꿰뚫어볼 수는 없다해도 적어도 겉만 보고 속는 일은 없어야 하는데 점점 더 겉모습에 혹하는 가벼운 내가 창피하다. 

구밀복검 : 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는 말로, 겉으로는 꿀맛 같이 절친한 척하지만 내심으로는 음해할 생각을 하거나, 돌아서서 헐뜯는 것을 비유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