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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우리 가족 습관 관찰, 세살버릇 여든까지

 

우리 가족 습관 관찰, 세살버릇 여든까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아기 엄마들이 만나면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아이들의 습관에 관한 대화이다. 우리 아이는 잘 때, 밥 먹을 때, 웃을 때, 울 때 등등 아기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한 습관을 자랑하듯 말한다. 하지만 점점 커가면서 나쁜 습관과 좋은 습관으로 나눠 개선시키려 하지만 그게 잘 안된다. 

특히 고집스러운 아기의 습관은 고치기가 너무 힘들어서 엄마가 포기하고 만다. 우리 아이들도 젖병을 물고 자는 습관을 고치려 무지 힘들었고 이 닦는 습관을 들이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로 좋거나 나쁜 습관들이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대부분 심리적인 안정때문에 생긴 습관일텐데 정작 당사자는 인지하지 못하는 습관들 때문에 때로는 어른들께 혼나기도 하고 놀림감이 되기도 한다. 강한 충격을 받으면 고쳐지기는 하지만 웬만해서는 고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하던 걸 안하면 불안해져서 산만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가족 습관 관찰

오래 된 나의 습관은 계단을 오르 내릴 때 꼭 숫자를 세어 확인한다는 것이다. 왜 그러는 것인지 잘 모른다. 계단에 발을 디딪는 순간 나도 모르게 속으로 숫자를 세고 있다. 내려올 때도 마찬가지이다. 어떨 땐 목적지 층에 도착해 전체 계단수를 계산하기도 한다. 또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할 때 나타난 숫자를 보면 이미지나 의미를 떠 올린다.

예를 들면, 12시12분은 12.12사태를, 03시1분은 3.1일절을, 04시04분은 저승사자등 이런 식으로 억지로 꿰맞춘다.  내가 알지 못하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은데 굳이 고치려 하지 않았다. 남에게 피해를 주 는것도 아니고 치매예방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딸 아이의 좋은 습관은 밥 먹고 나서 꼭 잘 먹었다는 인사를 하는 것이다. 간혹 반찬이 짜네 마네 말을 하긴 하지만 다 먹고 나면 인사를 한다. 특히 친구 집에 갔을 때는 꼭 인사를 잊지 말라도 말했는데 어쨌든 이쁘게 잘 먹었다고 하니 기분이 좋다.

반대로 아들 녀석은 밥 먹고 나서 인사가 없다. 친구 집에 가서는 잘한다고 하는데 사실인지 모르겠다. 이 녀석의 특이한 습관은 사 들인 물건들의 박스나 상표를 버리지 않는 것이다. 지난 번에 썼던 적도 있지만 다시 팔기 위해 모으는 것이다.  [링크. 딸과 아들의 정반대 구매형태]

그리고 특이한 습관이 가부좌 틀고 잠자기이다. 4-5살 경부터 아주 불편한 자세로 가부좌를 틀고 자는데 다리를 펴 주면 어느 새 꼬아져 있어서 하다하다 안되서 그냥 두었다. 혈액 순환이 안되서 키가 안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키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어쨌든 우리집에서 연구대상이다.

아이들이 커 가면서 어릴 때 만큼 관심을 가져주지 않게 된다.

이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고 대처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눈 밖에 있어도 안심이 되지만 소소하고 세심한 모습들을 눈에 담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감시하는 눈초리가 아닌 애정이 담긴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