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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에 대한 지나친 애정공세는 또 다른 동물학대가 아닐까

 

애완견에 대한 지나친 애정공세는 또 다른 동물학대가 아닐까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있다.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좋은 주인 만나 사람보다 훨씬 좋은 대접을 받으며 사는 애완견을 보면 저절로 이런 말이 나온다.

계절별로 옷을 입히는 것은 기본이고 외출 시 신발에 각종 장신구를 달고 주인의 사회적 경제적 레벌에 맞게 변신한다. 의식주가 최고급인 것은 물론이거니와 털을 염색하고 중성화 수술에 성대제거까지 서슴치 않는다.  

외국의 경우 사람을 제치고 가족 구성원 중 법정 상속  1순위가 되는 경우도 있다. 동물 사랑이 유별난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 나쁘진 않지만 간혹 지나친 동물사랑이 동물학대로 비춰져 안타까울 때가 있다.

 

애정일까 동물학대일까

지난 번 여의도에 불꽃 축제에 갔을 때 애완견을 품에 안거나 목줄을 매거나 해서 데리고 온 사람들을 꽤 많았다. 가족인데 좋은 구경거리를 같이 보고픈 마음에 데리고 나왔을 것이다. 축제에는 커플들이 많다보니 여지없이 여자들은 강아지에 대해 호감을 표시하고 주인들은 그 모습을 흐믓하게 지켜본다.

 

우리가 불꽃쇼를 보기 위해 자리를 잡았는데 딸아이가 손가락을 가리키며 강아지가 있다고 해서 돌아봤더니 자전거 앞 바구니에 말티즈로 보이는 흰색 강아지 한 마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연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고 있다. 불안해하는 게 한 눈에 느껴졌다.

"쟤도 구경 나왔네"라며 쳐다보는데 바구니가 너무 좁다. 게다가 조금 움직이면 자전거가 흔들거리니 꼼짝달싹 못하고 있다. 주변에 주인이 누구인가 보는데 너무 촘촘히 있어서 잘 모르겠다. 지나가던 사람이 자전거를 툭 건드리면 바로 넘어질 것 같아 보는 내가 불안했다.

불꽃쇼가 시작되자 앉았던 사람들은 하나 둘 일어나고 앞이 가려지게 되자 우리도 일어나서 다른 데로 가야했다. 강아지는 소리에 놀라 두리번거리고 나는 자전거가 넘어질까 조마조마했다.

 

애완견, 동물로 사랑해야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해주는 동물에 대해 사랑을 주는 것은 당연한 감정이겠지만 사람들이 사랑이라면서 표현하는 여러가지 행동들이 과연  동물을 위한 것일까 하는 의문과 함께 그들이 하는 애정어린 표현은 오로지 자신의 기쁨과 만족만을 위한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물질적으로 뿐만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넘치는 애정을 동물에게 쏟으니 당연히 그들 눈에는 동물이 아닌 한 인격체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동물도 그런 환경을 좋아할 지, 동물과 사람이 반대 입장이라면...

점점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에 맞춰 동물시장 규모도 엄청 커지고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동물을 악세사리처럼 생각해서 그저 이쁘다고 생각해서 덜컥 키운다고 맡으면 안된다. 조금 지나 지겨워지거나 귀찮거나 해서 다른 걸로 바꾼다거나 쳐박아 두거나 버릴 수 있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적어도 동물을 키울 사람이라면 동물을 동물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변신시켜 키울 생각을 하지 말고 동물의 자연성과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이 키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