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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History

청동기 시대의 방울소리 그리고 전쟁의 비극

 

청동기 시대의 방울소리 그리고 전쟁의 비극

'대왕의 꿈'이라는 드라마를 제외하면 지금 방송하고 있는 사극들은 흔히 말하는 퓨전 사극이다. 정통 사극이 아니라 적절한 환타지를 넣어 재미를 더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정통사극보다 훨씬 몰입도가 좋고 화려한 의상 덕분에 시각적인 재미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중 특히 주술적인 내용의 장면에서는 여지없이 방울을 들고 흔들며 제사를 지내는 제사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궁금한 것은 드라마상에서는 제사장들이 대부분 여자들인데 실제로도 여자들이 이 역할을 했을까이다.

 

청동기 시대의 방울소리

인류가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했던 시기를 분류할 때 가장 획기적인 시대가 청동기라 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나무나 돌을 깍아 도구를 만들었는데 그것보다 강하고(실제로 돌만큼 강하진 않았다) 화려한 청동의 발견은 아마도 당시로서는 엄청 충격적이었을거라 예상된다. 청동기의 세계적 기원은 기원전 3500년 전 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기원전 2000년~ 1500년 전에 청동기가 시작되었다.

청동은 구리에 주석이나 아연을 섞어 녹인 후 틀에 부어 모양을 만들었는데 청동은 재료 구하기도 어려웠고 제조방법도 힘들어 청동기 제작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국가의 관리아래 지정된 장소에서 엄격한 관리하에 제한적인 청동제품만 만들어졌다. 제품은 소량의 장신구나 제사용품 등이었다. 당연히 왕족고위층과 제사장들만이 소지하거나 제단위에 놓이는 장식용으로 쓰였다.

 

 

특히 방울은 그 소리가 당시로서는 세상에 없는 소리처럼 느껴져 신의 메세지라고도 여겼다고 한다.  당연히 제사장들은 몸의 여기저기에 방울을 달고 요란한 방울 소리로 자신과 신의 존재를 일치화했으며 일반 사람들과 차별화시켰다. 잘 닦은 청동방울이 빛에 반짝이고 소리마저 신비로웠다면 당시 사람들이 하늘의 소리라 여겼을만 하겠다.

 

청동거울은 청동면을 문질러 면을 고르게 하여 얼굴을 볼 수 있게 만든 거울이다. 처음엔 청동대야에 물을 넣고 들여다보니 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 나중에 물이 없어도 얼굴이 보여 다시 만든게 청동거울이라고 한다. 거울의 뒷면에는 무늬나 그림을 새기고 손잡이를 만들어 쓰기에 편리하게 만들었다.

 

▲ 청동거울인 다뉴세문경(국보 제141호)

 

보통 평면의 거울을 만들었지만 작은 것은 볼록하게 만들어 작지만 얼굴이 다 보이도록 했다니 나름 과학적인 수준도 높았던 걸로 추측되어 놀랍다. 청동거울 역시 제사장이나 고위층들이 지녔고 제사를 지낼 때에도 방울과 함께 제단에 놓여졌다.

청동검은 악기를 닮은 비파형의 청동검과 세형동검이 주류를 이루는데 손잡이 부분은 넓적하고 점점 좁아지면서 날카로운 모양을 이룬다. 손잡이가 따로 있었으며 검의 길이는 대체로 짧다. 당시 청동검은 전쟁용으로 쓰이지는 않았다. 돌검에 비해 강도가 떨어져 쉽게 부러졌기 때문이다. 단지 워낙 귀한 물건이라 이것 역시 제사장이나 고위층의 신분을 나타내거나 제사시 제단에 올려지는 정도의 역할을 했다.

 

청동기가 가져온 반대급부 - 참혹한 전쟁

이전까지 없었던 새로운 광물질을 발견하고 그것을 녹여 새로운 도구를 만드는 등 인류는 이전과는 다른 새 시대를 맞이했다. 과학적인 이론을 따로 배우지 않았지만 지극히 과학적인 연구와 방법으로 인류가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청동기 시대가 있어 인류는 급속한 발전을 할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훨씬 나중에 일이지만 청동이나 철제 농기구는 수확물을 높이는데 한몫을 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따랐다. 전쟁이 더 치열해진 것이다. 청동의 재료가 나오는 땅을 차지하기 위해 또는 청동이나 철제로 만든 무기를 이용한 전쟁은 더 참혹했다.

그러고보면 과학의 발전때문에 전쟁을 부르는 모양새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