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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재' 화장실 박물관 - 근심을 털어내니 웃음이 나는구나!

 

'해우재' 화장실 박물관 - 근심을 털어내니 웃음이 나는구나!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먹는것 만큼이나 배설하는 것도 중요하다. 선진국 문화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가 화장실 문화라고 한다. 4-50대 세대야 재래식 화장실의 경험이 더 많을터이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의 화장실도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만큼 청결해지고 고습스런 실내인테리어까지 갖춘 곳이 많아졌다.

우연히 지나가다 들렀던 수원 '해우재' 마당에서 그 옛날 더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던 뒷간의 익살스런 모습들을 만났다.

해우재는 심재덕이라는 분이 개인 집을 헐고 변기형태의 건물을 지어 화장실 문화를 알리고자 만든 화장식 박물관이다.

 

 

 정문을 들어서면 남자 아이가 엉덩이를 들어내고 응가를 하는 조형물이 반갑게(?) 사람들을 맞이한다. 뒷태도 실감나는 조형물이다.

 

백제시대 남자용, 여자용 변기이다.

 

어릴적 외할머니댁 마을에서  봤던 아저씨의 모습이다. 그때도 저 통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았기 때문에 후다닥 도망갔었다.

 

제주도에서도 보았던 통시변소이다.

가물가물한 기억으로는 '똥돼지변소'라고 들은 기억이 난다. 어른은 괜찮지만 애들은 아래에서 꿀꿀거리는 돼지를 보면서 볼일을 보는게 악몽이었을 게다.

 

임금님과 왕비가 사용하던 휴대용 변기'매화틀'이다.

 

 

그런가하면 잡석으로 높이만 가릴뿐 지붕도 없는 하인들 뒷간의 모습을 보니 신분의 차이만큼이나 격차가 크다.

 

시골집의 풍경인데 드라마에서 본 것도 같은 장면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오줌싸개의 모습과 나이가 다른 남자들의 적나라한 재래식 화장실 포즈 (민망해서 자세히 보기엔 눈치보였지만 예술작품이라서 자세히 살펴봄)

 

시골에서 흔히 보는 뒷간의 모습과 울릉도의 투막화장실(움집형 화장실) 모습

 

집집마다 저녁이면 방 한켠에 놓였던 요강( 성인의 가슴께쯤 오는 커다란 조형물이다)의 모습들이다.

 

화장지를 대신했던 '밑씻개'라고 하는데 사용 모습을 상상해보니 좀....아플것 같다.

 

 

실물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 밭에 거름으로 쓰일 배설물을 옮기는 똥장군 지게의 모습이다.

 

화장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깨졌지만 저절로 웃음을 자아내는 다양한 조형물들이 친근감있게 다가오는 전시관이다. 살아있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슬만 먹고 살 것같은 걸그룹의 그녀들도 피해갈 수 없는 화장실의 모습들을 보면서 아주 많이 웃었다.

 

엄마 아빠를 따라온 아이들이 자지러지게 웃는 건 말할 것도 없다.

대장속 근심을 털어내니 몸이 가볍고 머리속 근심을 털어내니 마음이 가벼워지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