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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고인쇄박물관과 흥덕사지 - 자랑스런 세계기록유산 직지심체요절을 만나다

 

청주 고인쇄박물관과 흥덕사지 - 자랑스런 세계기록유산 직지심체요절을 만나다

흐린 날씨에 안개가 낀 청주의 흥덕사지는 역사의 저 너머 속 모습처럼 아련하다.

도심 속 한 켠에 있는 절 터 가운데 덩그마니 앉아 있는 흥덕사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을 생산한 절이라는게 무색하게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럽게 보였다. 1985년 택지개발 공사 시 발굴된 흥덕사에는 금당과 쇠종이 복원되어 전시되고 있다.

 

 

 

흥덕사와 함께 나란히 있는 고인쇄박물관, 유네스코 지정 기록 유산으로 등재된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이 있는 곳이다. 학교 다닐 때 가장 중요하다고 별표 5개를 해가며 외웠던 것이 생각난다. 

 

 

 

 

박물관 입구에는 유네스코 기록 유산이 이곳에 있다는 인증서가 먼저 눈에 띄고 사본으로 보이는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 전시되어 있다.

교과서 속에서 흑백사진으로 보았던 그 서책이 사본이긴 하지만 600여년전 인쇄술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선명한 글자체를 보여 준다.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를 주조하는 모습을 재연해 놓은 모형을 보면 당시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1) 밀납정제하기 - 꿀벌의 밀납을 녹여 낸다.

 

(2) 밀납자 만들기  - 녹인 밀납을 틀에 부어 글자를 새길 밀납자를 만든다. 

 

(3) 글자본 정하기  - 쓰여질 글자를 정한 후 밀납자에 새겨 넣는다.

 

(4) 금속활자 만들기  -   밀납에 새겨진 글자본을 황토를 반죽하여 감싸고 불에 구워 낸 다음 밀납이 녹으면 쇳물을 부어 식히고 글자를 떼어 낸다.  

 

(5) 조판하기  -  기획된 책의 내용에 맞는 글자를 골라내어 판에 맞게 맞춘다. 

 

(6) 인쇄 및 교정보기  -  조판이 끝난 후 먹물을 묻혀 인쇄를 하고 글자와 내용이 맞는지 교정 작업을 한다.

 

(7) 책 꿰매기  - 완성된 각 페이지를 합쳐 책으로 묶는 제본과정을 거친다.   

 

 

활자 조판에 필요한 도구들이다. 

 

현재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은 83개국 193점이다.

그 중에 우리나라는 「직지」를 포함해 「훈민정음 해례본,1997」,「조선왕조실록,1997」,「승정원일기,2001」,「팔만대장경판,2007」,「조선왕조의궤,2007」,「동의보감,2009」,「5.18민주화운동 기록물,2011」,「일성록,2011」등 9점이 등재되어 있다..

 

특히「직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인류 문화사에 끼친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6월 청주에서 개최된 '제5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국제자문회의'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권고되어, 2001년 9월 4일 등재되었다.

 

1377년 부처와 여러 고승들의 글과 설법등을 필요한 부분만을 뽑아서 편찬한 것이 직지심체요절이다.

당연히 글도 좋겠지만 한자 한자 새기고 뜨거운 쇳물을 부어 식히는 과정을 거친 다음 다시 한자 한자 조판하여 책으로 엮은 것이 자랑스러운 세계 기록유산 직지심체요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