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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Interest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나를 내가 보게 된다면, 무섭지만 끌린다 도플갱어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나를 내가 보게 된다면, 무섭지만 끌린다 도플갱어

 

도플갱어에 얽힌 추억

20대 중반쯤 거래 관계로 자주 회사를 드나들던 거래처 직원이 조심스레 다가오며 물었다.

"혹시 쌍둥이세요?'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자 나랑 너무나 닮은 여자가 다른 회사에 있는데 어찌나 닮았는지 간혹 자기가 어디에 있나 헷갈릴 정도라 했다. 전에도 몇 번 비슷한 말을 하길래 그땐 그저 웃어넘기며

"제가 워낙 평범해서인지 누구누구 닮았다는 소리 많이 들어요." 라며 크게 대응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진심으로 진지하게 말을 한다. '출생의 비밀'을 알아보라고 말이다.

나를 닮았다는 미지의 그녀는 그 직원의 조사에 따르면 나와 출생년도가 같았고 성은 완전히 다르지만 이름도 비슷했으며 하는 일 또한 비슷하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통화를 했다. 서로 어색함에 웃느라 많은 말은 나누지 못하고 한번 만나보자고 했다.

저만치 커피숍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녀를 한 눈에 알아보았다. 닮긴 했다. 일단 체구가 비슷했고 머리 스타일이 비슷했다. 그렇게 전체적인 분위기가 주는 느낌이 비슷했다. 저녁을 먹고 길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졌는데 정신줄을 놓은 탓인지 지갑을 잃어버린 기억이 난다.

혹시나 정말 헤어진 쌍둥이를 만나려나 기대했던 마음은 연기처럼 사라졌지만 묘한 기분이 들었던 억지 만남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도플갱어의 원인과 이중적 잣대

'도플갱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는 자신과 똑같은 대상을 보는 현상, 독일어로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라는 뜻이다.

실제로 괴테처럼 유명인들 중에 몇몇도 또 다른 나를 대면한 적이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닮은게 아니라 똑같은 나를 보았다는 말을 하는데 자주 있는 일이 아니고 과학적인 설명이 안되다보니 믿는 사람도 있고 믿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도플갱어를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보는 이도 있고 심리적이고 충격적인 뇌자극으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보자면 도플갱어는 '나의 분신' 또는 '내 영혼의 실체'라고 할 수 있다.

과거나 미래의 시간 속에 존재하는 내가 어떤 자연의 혼란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한 공간에 있게 되는 것인데 신기한 것은 주변인들은 못보고 당사자만 서로 알아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만나게 되면  결국 둘 중 하나는 죽게 된다는 설이 있는데 그것은 만나지 말아야하는 시공간이 겹치면서 엉킨 것에 대한 댓가라고 보면 되겠다.

심리적인 면에서 보자면 망상이나 강박증, 정신분열증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도플갱어 현상이 당사자 눈에만 보이기 때문에 대다수 사람들은 심리적인 문제로 보는 견해에 지지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억을 관장하는 뇌의 일부분이 손상을 입어 불안한 심리가 되면서 시각적으로 혼동을 일으킨다는 말이 이성적이며 과학적인 설명이다.

하지만  과학적인 현상으로서의 도플갱어보다는 영혼의 세계를 다루는 초자연현상으로서의  도플갱어에 더 매력을 느끼고 해석을 하려한다. 지금 현재의 내가 어딘가 또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공포스럽기도 하지만 얼굴을 가린 손가락 사이로라도 보고 싶은 게 사람의 심리일 것이다.

도플갱어는 예전부터 각종 소설이나 영화등의 소재로 많이 다뤄져 독자들과 관객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도플갱어 영화는 볼 때마다  다 알고 보는 것임에도 긴장되고 보고나면 행여 길을 가다가 나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 불안스레 주위를 둘러보게 되면서도 끌리는 영화이다.

이런 경험 해본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