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무사] 사람을 천거할 때 필요한 지혜 - 인사가 만사다

 

[공평무사] 사람을 천거할 때 필요한 지혜 - 인사가 만사다

 

지금 우리나라는 유능하고 적격인 사람을 찾는 일에 온갖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벌써부터 새 정부의 인수위에 선정된 인물들을 두고 이러니 저러니 말들이 많다. 또한 조만간 시작될 새 정부에는 더 많은 인물들이 필요할 것이고, 그만큼 잡음도 많을 것 같다.

 

 

예로부터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언제 어디에서나 통하는 말인 듯하다. 사람을 천거할 때 본 받을만한 고사를 통해 다시 한번 인사의 중요성을 생각해 본다.

 

진나라의 평공이 기황양에게 물었다.

"남양현에 현령 자리가 비었소. 당신이 보기에 누가 이 자리를 맡을 만하오?”

기황양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해호라면 잘해낼 것입니다.”

평공이 놀라서 물었다. “해오는 당신의 원수가 아니오?”

기황양이 대답했다.

“임금께서는 누가 적임자인지 물으신 것이지 제 원수가 누구인지를 물으신 게 아닙니다.”

그래서 진평공은 해호를 남양 현령으로 삼았다. 해호는 백성을 잘 다스렸고 폐정을 단번에 없애 대단한 칭송을 받았다. 

 

 

오래지 않아 진평공이 또 기황양에게 물었다.

“조정에 법관 자리가 비었소. 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시오?”

기황양이 대답했다. “기오라면 잘해낼 것입니다.”

평공은 이상해서 물었다. “그는 당신 아들이 아니오? 당신이 그를 추천하면 남의 얘깃거리가 될까 걱정이오.”

기황양이 대답했다. “임금님께서는 누가 법관을 맡을 만한가를 물으신 것이지 기오가 제 아들인가를 물으신 게 아닙니다.”

법관이 된 기오는 신중하게 법을 집행하여 백성들의 칭송을 받았다.

 

공자는 이 말을 듣고 “그래, 기황양이 인재를 천거할 때에는 밖으로는 자기 원수도 피하지 않고, 안으로는 자지 자식도 꺼리지 않았으니 정말로 공평무사하구나.”하고 칭찬하였다.

 

 

기황양은 공적인 대의를 기준으로 판단하였기에 유능한 사람이면 원수이든 아들이든 개의치 않았다. 즉 공과 사를 분명히 하였던 것이다.

전근대적 사회일수록 혈연이니 지연이니 학연이니 하는 사적인 인간관계에 얽매어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옛날 전제국가에도 기황양 같은 인물이 있었는데 말이다.

 

우리나라의 역대 정권만 보아도 인사가 만사이며 무엇보다도 공익을 우선하는 인사 원칙만 지켰어도 말년에 인사비리로 인해 망신을 당하는 일이 없었을 텐데 말이다.

부디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서는 공익을 우선하는 최적의 인물이 천거되어, 인사가 만사라는 깊은 뜻이 실천되는 모습을 보고싶다. 그런데 가능할까?

 

공평무사 : 모든 일을 바르게 처리하여 사사로운 이득을 없도록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