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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승객의 실랑이 - 안전한 운행은 서로의 배려가 있어야

 

기사와 승객의 실랑이 - 안전한 운행은 서로의 배려가 있어야

요즘은 스마트폰의 앱이나 정류장에 설치된 버스정보시스템(BIS)으로 언제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는 일은 적어졌다.

 

 

예전에는 정류장에서 내가 기다리는 버스가 언제오나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저 멀리 달려오는 버스의 번호를 확인하느라 실눈을 뜨면서 바라보곤 했었는데 말이다. 배차간격도 양호하고 버스중앙차로 덕분에 막히지 않고 갈 수 있는 버스는 여전히 서민들의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이다.

 

기사와 승객 실랑

버스를 타고 다니다 몇 번 보게 된 사건(?)이다.

버스중앙차로가 아닌 인도쪽에 정차했던 버스가 좌회전을 하기 위해 급하게 1차선으로 들어가야하는 경우가 있다. 버스 문을 닫고 기사는 좌측 사이드미러를 통해 뒷차를 경계하며 버스를 움직여 출발하려 한다.

그런데 미처 버스를 타지 못한 사람이 버스를 타려고 뛰어 온다. 기사는 좌회전을 해야하기 때문에 우측 사이드 미러를 안보기 때문에 승객이 오는 것을 미처 못봤다. 버스가 천천히 움직이자 문 앞까지 온 승객은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미처 못 본 기사는 3차선에서 2차선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 때 승객이 버스를 쾅쾅 두드리면 놀란 기사가 문을 열어준다.(그냥 가버리기도 한다. 왜냐하면 1차선으로 들어갈 기회를 놓칠 수 없기때문에) 승객이 타면 기사가 한마디 한다.

"위험하게 버스를 두드리면 어떡합니까?"

그러자 승객이 째려보며 까칠하게 답을 한다.

"사람이 오는 데 보고도 왜 그냥가요?"

기사는 좌측만 보느라 승객을 못봤고 승객은 천천히 움직이는 버스가 자신을 기다려주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시 좌측 상황을 살펴야하는 기사는 짜증이 나서 투덜거리고 자신을 비난하는 소리로 들은 승객은 짜증섞인 말로 기사와 대응하면서 옥신각신 다툼이 벌어졌다.

여기서 타면 내가 벌금을 내야하느니 마느니 10미터가 안되는데 무슨 소리냐 하면서 네탓 내탓을 따지는데 이런 경우 제3자로서 기사의 입장도 승객의 입장도 다 이해가 되는지라 누구 편도 들 수가 없다.

 

서로의 배려가 있어야

현행법상 버스는 정류장 표지판에서 10미터 이내 도로 경계석으로부터 50센티 이내에 정차해야만 한다.

범위를 벗어나면 기사는 10만원 벌금을 물어야 하는데 사실 이것은 버스기사도 승객도 지키기가 어렵다. 법대로 하자면 버스정류장에 버스 2대만 같이 있어도 뒤 버스는 앞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승객을 승하차 시킬 수 없다.

 

하지만 현실은 한 정류장에 동시에 여러대의 버스가 정차하고 행여 버스를 놓칠까 사람들은 앞으로 뛰고 뒤로 뛰면서 내가 타야할 버스에 오른다. 얼른 얼른 내리고 타야 교통 흐름이 원활해지까 말이다.

위와 같은 경우 기사든 승객이든 잠깐만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주면  감정이 상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텐데 지금 내 감정에만 치우치다보니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 같다. 누구든 기사가 되기도 하고 승객이 될 수도 있다. 미처 내가 인지하지 못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으니 서로 여유를 조금씩 가졌으면 좋겠다.

여러 사람의 안전이 걸린 버스가 잘  운행되기 위해서는 버스기사의 안전운행과 승객의 안전한 승하차가 조화를 이루어야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