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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겸재 정선 기념관 - 진경산수화의 최고 걸작품 금강전도

삼천리 금수강산.......  우리나라를 일컫는 말이다.

전 국토가 빼어난 아름다움을 지닌 강과 산으로 이루어진 한반도는 어느 한 구석 못난 곳이 없는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뚜렷한 사계절이 보여주는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에 사람들은 감동을 하였고 그 모습을 글이나 그림으로 담아두려 하였다. 그 중 으뜸이라 할 수 있는 이가 금강전도를 그린  겸재 정선이다.

 

겸재 정선은 1676년(숙종 2년) 음력 1월3일 북악산 아래 유란동(종로구 청운동)에서 태어났다. 사대부 출신이었으나 증조부 이후 벼슬을 하지 못한데다가 아버지마저 일찍 돌아가는 바람에 가문이 기울어가는 어려움 속에서 성장했다.

그는 글공부를 하면서 그림에도 재능을  보였는데 특히 같은 동네에 살았던 당대의 문인 삼연 김창흡과의 인연으로 더욱 산수화 그림에 매진할 수 있었다. 삼연 김창흡은 금상산, 백두산 등 경치 좋은 곳을 돌아다니며 직접 본 것을 시로 잘 나타내었는데 겸재 정선은 그와 글과 그림을 나누며 사상적 예술적으로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다.

 

 

 

겸재 정선을 가리켜 '진경산수화'의 대가라고 말한다.

겸재 선생 이전까지를 실경산수화 시대라 하고 겸재 선생때부터를 진경산수화 시대라 칭한다. 실경산수화 시대는 고려부터 조선 중기까지의 산수화를 그린 화풍을 말하는데 유명한 명승고적을 그대로 화폭에 담은 것을 말한다.

이후 조선후기 겸재 선생때에 이르러 이전 실경산수화에 철학과 예술혼을 더하여 한단계 높은 진경산수화를 이루었다.

 

 

겸재 정선은 전국의 산과 강을 돌아다니며 멋진 풍경을 그림에 담았다. 특히 양천현령을 지내며 그린 한강의 다양한 모습에 저절로 감탄이 새어 나온다. 

겸재 정선 기념관 옆 궁산근린공원 정상에 가면 겸재 선생이 그린 그림 속 한강 모습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그림과 함께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림 속 모습과 똑같은 한강 모습이 너무나 신기하다. 

 

겸재 정선 기념관에 가면 입구 한쪽 벽면에 녹슨 철판이 길게 붙어 있는걸 볼 수 있다. 불규칙적으로 구멍이 숭숭 뚫려있어 이게 뭔가하고 지나쳤는데 가다가 뒤돌아보니 금강전도 그림이었다. 녹이 슬어 검붉은 철판에 금강전도를 새겨 넣은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

그리고 또하나 금강전도 그림에 영상을 넣어 흰 눈이 내리는 모습을 재현한 화면은 마치 직접 하늘  위에서 눈 내리는 금강산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실감나게 표현되어 있는데 이것 또한 아주 인상적이었다.

 

겸재 선생은 84세까지 장수한 화가여서 그의 화풍을 확실하게 정립한 유일한 화가라고 할 수 있다. 70대 이후에는 실제 경치를 단순화하거나  추상적인 이미지로 표현하는 등 경지에 다다라 자유자재로 그림을 완성하였다.

 

천재적인 화가가 장수를 하니 덕분에 후손들은 멋진 진경산수화를 마음껏 구경하는 복을 받았다.

살아 움직이는 진경산수화의 걸작 금강전도를 보고 싶다면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에 있는 겸재 정선 기념관에 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