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엄마의 노파심 - 얘들아! 엄마가 신경쓰지 않게 알아서들 잘 해

 

엄마의 노파심 - 얘들아! 엄마가 신경쓰지 않게 알아서들 잘 해

수능을 끝낸 고3 여학생들이 각종 성형수술에 매진할 때 남학생들은 일단 머리를 지지고 볶고 염색을 한다고 미용실을 드나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남,여학생 공통적으로 운전면허 취득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집 고3이 그렇다.

그동안 하고 싶던 것, 사고 싶던 것들을 한풀이하듯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자기가 번 돈으로 하는거고 그동안 수고한 댓가성 일탈이지만 평소 모습이 아니라서 한마디 해주고 싶은 걸 억지로 참고 있다.

 

엄마의 노파심

이 녀석이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나서 처음엔 굴삭기 면허를 따야겠다고 했다. 왜? 하필?

군에가면 요긴하게 쓸모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면서 알아봐 달라고 하였다. 인터넷을 뒤져 봤지만 잘 모르겠어서 직접 알아보라고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운전면허 취득이 먼저라며 진로(?)를 바꾸었다. 주변 친구들 대부분이 운전면허시험을 본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말이다. 학생 할인이 된다는 말에 혹했던 모양이다.

학원에 가서 5시간 교육을 받고 2일 후에 필기시험을 본다고 했는데 문제집을 받아왔다.

"운전면허 필기시험도 국가고시야, 무시하지 말고 공부해, 떨어져 창피당하지 말고."

그 동안 공부했던 머리가 있어서인지 필기를 통과하고 기능시험 준비를 한다며 들떠서 돌아왔다. 게임용 운전은 잘 한다며 너스레를 떨길래 실제 운전과 게임은 다르다며 조심 또 조심하고 집중하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기능을 통과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며칠 뒤부터 주행을 연습한다고 하는데 갑자기 걱정이 몰려왔다. 

'면허 땄다고 절대 바로 운전하면 안되고 충분한 시내 주행 연습을 하고 난 뒤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그리고 초보 친구차에도 타지마라 서로 흥분해서 사고나기 딱 좋다.' 라는 말로 신신당부를 했지만 혈기 왕성한 젊은 남자애가 엄마의 잔소리 섞인 말을 귀담아 들을지 의문이다. 

한편 생각하면 아직도 아들 녀석을 어린애로만 생각하는 엄마의 노파심일테지만 걱정이 앞서는 건 어찌할 수가 없다.

 

얘들아! 제발 알아서 잘해라

3월부터가 대학생활의 시작이지만 다음 주부터 이런저런 학교 행사로 대학문을 들어서게 된다. 

술이나 담배 등 그동안 접하지 못한 여러가지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성인이 되는 것이다.  혹시나 하는 염려에  대학생이면 모든 면에서 자기가 책임을 져야하는 성인이니 자기가 하는 행동이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것인지를 항상 되물으라고 말해주었다. 건성건성 대답하는 모양새가 마음에 들지 않아 새겨 들으라고 잔소리를 던졌더니

"나두 다 알아, 내가 알아서 할게." 

알아서 한다는 소리는 네 누나도 자주하는 말이고 입에 달고 사는 말이지만 알아서 하는거 하나도 못봤다.  얘들아!  제발 나두 이제 신경 끄고 싶다. 신경쓰이지 않게 알아서들 좀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