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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관악산 관음사코스 - 한겨울 눈 속에 푸른 빛이 더 선명한 소나무처럼

사람들이 붐비기로 유명한 지하철역 중 하나가 사당역이다.

이곳은 지하철역도 붐비지만 지상의 여러 곳에 설치된 광역버스 정류장도 뱀꼬리마냥 줄지어선 사람들이 아침 저녁으로 인도를 지배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땅 위나 땅 아래나 혼잡하기 이를데 없는 사당역에서 100여미터만 들어가면 천년 전에 지어진 절과 무당들이 촛불을 피워 놓고 기도를 했던 무당골 바위가 발길을 잡아 끈다.

 

 

사당역 4번 출구부터 친절히 표시되어 있는 둘레길 이정표를 따라가면 관음사를 알리는 이정표가 제법 눈에 많이 띈다.

주말이었음에는 관음사로 올라가는 길에는 인적이 드믈었고 큰 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신기하리만큼 소음이 없었다.

10여분정도 올라가니 저 멀리 꼭대기에 관음사가 눈에 들어온다.

신라 말엽인 895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유서깊은 도량이지만 역사에 비해 알려진 게 별로 없는 이유는 대웅전 등이 도중에 여러차례 증.개축되어 예전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관음사를 지나면 바로 무당골이 나온다.

무당들이 촛불을 켜고 기도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집 채만한 바위는 촛불에 그슬려 검은 바위가 되버렸다.

그래서 더 음침한 기운이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무당들이 기도를 한 곳이라며 귀신의 기운이 잘 도(?) 곳 일 수도 있는데 절과 근거리에 있다는게 묘했다.

천년 전 사람들은 관음사에 올라와 무슨 기도를 했을까? 

그리고 관음사를 지나 무당골 바위에 촛불을 켜고 기도를 했던 수많은 무당들은 무슨 기도를 했을까?

아마도 그때 그 사람들이나 지금 우리가 기도했던 대상이나 내용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람 사는 데 있어 힘든건 똑같을테니 말이다.

 

산길을 인생에 비유하여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이 있다는 말을 한다.

힘든 일만 있는 것도 아니고 쉬운 일만 있는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걸으며 만나는 다양한 길은, 포기를 생각하게 하기도 하고 감탄을 자아내게도 하며 어느 땐 뒷짐을 지고 상념에 빠져 들게도 한다.

곧게 뻗은 소나무 사이로 걸으며 한겨울에 더 빛나는 푸른 소나무처럼 지금 난관을 겪고 있는 이들이 잘 견뎌내고 이겨내기를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