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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지혜로운 이야기

삼인성호는 중상모략 마타도어와 한통속

 

삼인성호는 중상모략 마타도어와 한통속

 

인터넷 신조어 중에 네티즌수사대 또는 누리꾼수사대라는 말이 있다.

네티즌수사대는 온라인 상에서 떠도는 소문이나 사실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공개하는 누리꾼들을 말하는데 , 이들의 역할은 각종 포털에 남겨진 개인정보의 흔적을 찾고 조합해 신상을 털거나 사건을 재구성하기도 한다.

때론 이들의 자발적 행동이 순기능적인 경우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역기능도 만만치 않다. 무분별한 신상털기와 개인정보 침해, 때로는 근거없는 추리로 당사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기도 한다.

물론 개인의 호기심과 악의없는 의도로 시작했지만, 어떨땐 원하지 않는 결과로 인해 선량한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기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마타도어와 중상모략

네티즌수사대의 행동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상대방을 헐뜯거나 모함하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대부분 그릇된 목적을 위해 저지르는 범죄행위인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선거철에 상대방에 대한 무분별한 흑색선전으로 다른 표현으로 '마타도어'라고도 한다. 마타도어란 근거없는 사실을 조작해 상대편을 중상모략하거나 그 내부를 교란시키기 위해 하는 '흑색선전(黑色宣傳)'의 의미로 정치권에서 널리 쓰이는 행동을 말한다.

 

그런데 마타도어의 어원은 스페인의 투우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투우에서 투우사가 3명 등장하는데, 보조 투우사는 반데리레로이고, 기마 투우사는 피카도어라고 하며, 투우를 유인해 칼로 찔러 죽이는 사람을 마타도어라 한다. , 마지막에 소의 정수리를 찔러 죽이는 투우사(bullfighter)를 뜻하는 스페인어 'Matador(마따도르)'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래서 지금은 마타도어를 투우사의 행위처럼 남을 중상 모략하는 정치가나 그런 중상 모략을 뜻하는 말로 사용한다.

비슷한 의미로 중상모략(中傷謀略)이란 말도 있다. 중상(中傷)이란 근거 없는 말로 남을 헐뜯어 명예나 지위를 손상시킨다는 뜻이고, 모략(謀略)은 사실을 왜곡하거나 속임수를 써 남을 해롭게 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세상의 온갖 나쁜 짓을 다 하는 인간들의 단면을 보여주는 말이 중상모략이나 마타도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중상모략이나 마타도어는 책이나 언론 등 일상에서도 쉽게 접하는 말이다. 물론 좋은 뜻은 아니지만 나름 우리에게 익숙한 말이다. 그에 비하여 이들 단어의 선배 격인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고사성어는 그리 익숙한 말은 아니다. 그러나 삼인성호의 고사를 알아보면 그 뜻은 앞의 두 단어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삼인성호 - 세 사람만 우기면 없는 호랑이도 만든다

위나라는 조나라에 패하여 태자와 대신 방공을 조나라의 수도 한단에 인질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인질로 떠나기 전 방공이 위왕에게 물었다.

어떤 사람이 뛰어와서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보고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왕이 고개를 흔들며 믿지 못하겠소. 저잣거리에 어떻게 호랑이가 나타난단 말이오.” 대답했다.

두 번째 사람이 달려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왕은 망설임 끝에 여전히 고개를 흔들며 못 믿겠다고 말했다.

방공이 다시 물었다. 곧이어 세 번째 사람이 달려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있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믿어야지요. 세 사람이나 그렇게 말한다면 거짓일 리가 있겠소?” 말했다.

방공이 일어나 말했다.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 사람이 있다고 하면 임금님께서도 믿으실 것입니다. 위나라에서 한단은 여기서 저잣거리까지보다 멉니다. 임금님 앞에서 저를 헐뜯을 사람이 어찌 세 사람뿐이겠습니까? 시비를 분명히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과연 방공이 짐작한 대로 그가 떠나자 왕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렸다. 그가 한단에서 돌아온 뒤에도 왕은 방공을 부르지 않았다.

 

 

삼인성호이든 중상모략이든 마타도어이든 나쁜 마음을 먹고 남을 모함하며 헐뜯는 사람들은 끈질기게 중상모략하고 헛소문을 날조한다. 그리고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은 진실을 모른 체 그 말을 쉽게 믿을 수가 있다.

삼인성호의 고사처럼 세사람만 말해도 가볍게 믿어 버리는데, 여러 사람이 말한다면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고 믿어 버릴 것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확인 없이 남의 말만 들으면 진실을 모를 수도 있다.

의도적으로 조작된 정보가 얼마나 많은가? 아무리 여러 사람이 하는 말이라도 면밀하게 따지고 판단해야 실수가 적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