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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장려정책이 효과를 거두려면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출산장려정책이 효과를 거두려면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영화 '인굿 컴퍼니'

출판사 편집실의 어수선한 분위기, 출산을 앞둔 여직원에게 권고사직을 요구하는 편집장에 대항하여 여직원들이 파업을 선언하고 나섰다. 마감이 코앞인데 파업을 한다는 소리에 편집장은 화가 머리꼭지까지 났지만 똘똘 뭉친 여직원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출산을 이유로 부당해고를 당할 처지에 놓인 만삭의 그녀는 동료직원들의 동조로 편집장에게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한다. 하지만 편집장은 마감을 먼저 하자고 말한다. 편집장에게는 만삭에 어린이집 교사로 출근한 아내가 있다. 출판사 편집실 동료들은 분기탱천하여 같은 여자로서 나중에 같은 처지가 될 수도 있으니 이참에 제도를 바로 잡자며 손을 모은다.

 

 

 

하지만 백수생활끝에 겨우 입사한 신입사원인 A는 혹시 이 자리를 잃을까 두렵다. 이제 사원의 꼬리를 떼고 대리가 될 시기인 B도 지금 이 사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적용될까 두렵다. 마감으로 인한 야근에 어린이집에 맡긴 아이가 걱정스러운 애엄마 C는 파업한다고 손을 놓고 있는 이 상황이 짜증스럽다. 어느 편이 자신에게 유리한지 계속 눈치만 보는 D는 저울질에 여념이 없다.

결국 현실은 만삭의 그녀를 지켜주지 못하고 직원들은 다들 제자리로 돌아갔다. 편집장의 아내도 위험한 출산을 했지만 아기는 무사했다. 편집장은 모두 잘 마무리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후임으로 뽑은 남자 사원이 정관수술을 해서 당분간 아기를 낳지않을거라는 말을 하며 호탕하게 웃는다.

 

 

현실적인 출산장려정책은?

지난 주에 TV에서 본 영화 '인굿 컴퍼니'이다. 처음엔 출연한 사람들이 인터뷰를 하길래 다큐인지 알았다. 촬영방식이 다큐였을뿐 영화였다. 하지만 너무나 실감나는 연기력에 배경으로 잡힌 편집실이 실감나서 정신없이 빠져 들었다. 

화면 속 편집실에는 출산과 연관된 사람들이 꽉 차 있다. 아직 미혼이지만 출산을 경험하게 될 여성들, 그리고 출산을 앞 둔 예비엄마, 예비아빠, 그리고 어린이집에 가는 아이를 둔 엄마, 결혼했지만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남성까지. 

영화 속 인물들은 마치 자전거 바퀴처럼 서로의 꼬리를 잡고 계속 제자리를 돌기만 한다. 내코가 석자라 남의 처지를 돌봐줄 여유가 없다. 청년 취업난 문제, 출산휴직과 육아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회현실을 아주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감정이입이 되어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애를 맡기고 직장을 다녀야했던 나의 고달픔이 오버랩되었다.

 

 

정부와 방송에서는 연일 애를 많이 낳으라고 출산장려정책을 발표 한다. 어린이집 보육료를 지원하다고 하더니 이젠 할머니들에게도 보육료 40만원을 지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 정도의 정책만으론 애를 낳을만한 상황이 못된다. 

이 영화를 보면 왜 젊은층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있다.  임신과 출산은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인데 출산이 사회생활의 걸림돌이 되고 불이익의 원인이 된다면 아무도 출산을 하지 않을 것이다. 모두의 축복 속에 출산을 하고 모두의 배려 속에 양육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