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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지혜로운 이야기

강한 신념을 지키려다 죽은 우결이 어리석은 이유

 

강한 신념을 지키려다 죽은 우결이 어리석은 이유

 

우결의 죽음

중국 진나라에 우결이라는 서생이 있었다. 어느 날 수레를 타고 숲 속을 지나는데 강도를 만났다. 강도는 우결의 수레를 빼앗고 옷까지 벗겨 달아났다. 가다가 뒤돌아보니 우결은 아무일 없다는 듯 길가에 앉아 있었다. 강도는 다가와 물었다.

"우리가 너에게 돈과 옷을 빼았고 칼로 위협을 했는데 무섭지 않느냐?"

"재물과 옷처럼 몸 밖의 사물에 흔들리지 않는게 성인이라오. 성인은 그런 사물때문에 자신의 도덕을 놓지 않는다오."

강도는 점잖게 앉아있는 우결을 보며 호탕하게 웃더니

"너처럼 책을 많이 읽고 재물을 우습게 보는 사람이 성인이라고 하지만 너도 관가에 가면 우리를 고발할터이니 너부터 처치해야겠다."

강도의 칼날에 우결은 목숨을 잃고 말았다.

 

 

우결우도의 무모함 = 어리석음

우결이 강도에게 말했던 도덕과 인의는 책을 읽고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그가 하는 말이 학식이 높고 고상하다 하더라도 모든 이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의 힘을 과시하려는 강도에게 자신의 학문적 수양을 자랑하듯 말하니 강도는 오히려  감정이 악화되었다. 지나친 잘난척처럼 들렸던 까닭이다. 흉악한 강도에게 들리지도 않는 도덕을 설교하다가 어이없이 죽느니 차라리 목숨을 보존하는 것이 현명하다.

역사적인 인물들의 일화를 보면 이와 비슷한 상황이 간혹 등장한다. 높은 학문적 수양을 한 사람이 길에서  강도를 만나거나 적에게 잡히는 경우 고개를 빳빳이 들고 할 말 다하며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적은 그 모습에 감동을 하거나 참회를 하는 것으로 훈훈한 마무리를 한다.

하지만 같은 상황, 강도의 서슬퍼런 칼 앞에서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자했던 우결은 비명횡사하고 말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학문적 수양이 높은 사람들은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목숨보다 더 가치있게 여기기 때문에 간혹 목숨과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상황과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진다. 우결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흉악범에게 소 귀에 경읽기처럼 인의를 설명하지는 않는다.

흉악범에게 인의를 설명하려다 죽는 것은 신념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과는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