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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가 감기에 걸리면 집안이 쑥대밭되는 건 시간문제

 

주부가 감기에 걸리면 집안이 쑥대밭되는 건 시간문제

몇 주전 기침 감기로 콜록거리던 아들 녀석이 엠티를 앞두고 기침이 깊어졌다. 하루 일과가 빠듯해 시간이 없으니 병원 갈 시간을 못내 약국약에 의존했지만 밤이면 기침은 더 깊어져 나를 괴롭혔었다.

애들 감기중 기침감기는 당사자나 엄마나 견디기가  제일 힘든 것 같다. 학교내에 있는 진료소에 가라고 가라고 몇 번을 말한 끝에 약을 처방받고 약을 받아 엠티를 댜녀오더니 기침이 잦아드는 것 같았다. 

 

 

그~러~나 봄바람이 세차게 불던 지난 주 목요일 오전 즈음,

목이 칼칼하면서 간질간질했다. 뜨거운 차를 좀 마시고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면서 감기가 아니길 바랬건만 아들녀석의 감기는 나와 남편에게 자리를 옮겨와 버렸다. 둘이서 밤새 번갈아 가며 기침을 해 대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자 피곤한 몸으로 아침 일찍 병원을 찾았다.

기침때문에 이비인후과를 가니 벌써 대기 환자가 8명이 된다. 감기환자가 많긴 많구나. 인후염을 동반했으니 목이 아플거라며 약을 처방받았는데 몸이 노곤해질거라 그러더니 정말 하루종일 양지바른 곳 병아리마냥 까딱까딱 졸음이 오면서 자꾸 눕고 싶어진다.

아들과 마찬가지로 병원을 가기 싫어하는 남편과 사이좋게 약을 나눠 먹고 주말이 되었는데 잦아들던 기침이 다시 고개를 들었고 상대방 기침소리에 서로 잠들지 못하고 기진맥진 주말과 휴일을 끙끙 거리며 앓았다. 이상하게 낮에는 기침이 뜸하고 밤만 되면 기침이 멈추질 않아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낫는가싶으면 기침을 하고 낫는가싶으면 기침을 하니 말이다.

토요일 하루종일 기진맥진한대다가 머리까지 띵하니 움직는것마저 힘들어져 먹기도 싫고 치우기도 싫고 씽크대는 그릇들로 넘쳐나고 방마다 꼴이 말이 아니다. 감기가 큰 병은 아니지만 그래도 휴식이 필요한  병인데 감기임에도 밥 걱정에 집 안 걱정을 하고 있는게 한편 씁쓸하기도 하다. 

다 큰 애들 한끼쯤 굶는게 무에 그리 대수이며 안주면 찾아먹겠지 하는 생각이 아직은 자연스럽지 못하니 내 발목을 내가 잡는 꼴이다.

지난 겨울 잘 나는가 싶더니 봄 길목에 감기에 된통 당하고 있다. 멋부린다고 얇게 입지도 않았고 체온 조절도 잘 했는데....월요일 아침 일찍 꼭 병원에 가야겠다.

환절기 감기가 기승을 부리니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