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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친구야! 봄 꽃이 만발하니 네가 보고 싶구나

 

친구야! 봄 꽃이 만발하니 네가 보고 싶구나

'**아, 잘 지내니?'

지난 번에 전화를 했더니 안 받던 친구A로부터 카톡문자가 왔다.

답장을 할까 하다가 전화를 걸었다.

"너 지난 번에 내 전화 왜 안받았어?"

전화를 할려다 시간대를 놓쳤다는 친구에게 그럼 지금이라도 전화를 해야지 달랑 문자가 뭐냐며 핀잔을 주었다.

"너두 그 문자 받았니?" A가 나에게 물었다.

"그래, 그래서 이런 문자 기분 나쁘다구"

 

멀어진 친구

B는 한번도 먼저 전화를 하는 법이 없는 친구이다.

그런데 '*** 시모상' 이라는 문자만 달랑 보내온 것이다. 여러 명에게 보내는것도 아니고 두명에게 알리는 것이면 전화를 해도 될텐데 보낸 온 문자가 서운하기보다 화가 나서 답장조차 안하려고 하다가 전화를 걸어 통화를 했었다. 하지만 친구 B와의 통화가 아주 불편해서 짧게 용건만 간단히 통화를 끝냈다.

B와 사이가 껄끄러워 진것은, 몇 년전 명절을 앞두고 바빠서 전화통화를 못하고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단체 문자가 아니라 각각 개별적으로 명절 잘 지내라는 안부 문자를 보냈는데 다른 친구들은 '너두~^^' 등의 답장이 왔다. 그런데 B에게서 황당한 문자가 왔다.

'고향 부모님께 잘 다녀오시고 즐거운 명절 되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친구를 잘 아는 지인이 보낸 명절 인사문자를 내게 그대로 전달한 것 같았다. 그렇게 B가 보낸 문자들은 나를 실망시켰는데 당장 전화를 걸어 성의없게 이게 뭐냐며 장난스레 핀잔을 줄까 생각도 했지만 그애가 생각하는 내가 이정도였나보다라고 나름 결론을 지었다. 그 이후  친구 B와는 더 소원해졌다.

 

 

친구 A도 B의 문자를 보고 기분이 나빠서 그냥 당사자에게 전화를 걸어 인사를 했다고 한다. 결혼 전 아주 친했던 친구였는데 지금은 선뜻 전화가 내키지 않는 사이가 되버렸다. 나도 나이가 들면서 속알딱지가 밴댕이같아져 B의 행동이 그저 기분이 나쁠뿐 왜 그랬을까 오해를 풀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오랜 시간 같은 시대 같은 추억을 공유했던 친구를 단순한 오해로 내 기억 속에서 지우고 싶지는 않다. 이제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지금까지 곁에 있어준 친구들과 죽을 때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야하는 게 맞다.

'친구야! 봄 꽃이 만발했다. 날이 좋으니 네가 보고 싶구나.' 문자 한 통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