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번째 알바!
돈에 별 관심이 없더니 드디어 돈의 기능에 눈을 뜨게 된 아들녀석, 이것 저것 하고 싶은 것도 사고 싶은 것도 많아지나보다.
하지만 한정된 용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으니 주말알바를 찾기 시작했다. 지난 겨울에 했던 알바비가 꽤 쏠쏠 했던 터라 아직 여유가 있지만 자꾸 즐어드는 잔액이 신경을 쓰이게 한다나 뭐라나.
이번에 하게 된 알바는 음식점 서빙, 주말 오후 시간대라 시급이 5500원이라고 좋아하는 애한테
"사회는 너처럼 어리숙하지 않다. 그냥 많이 주는데 없어. 많이 주면 많이 준 만큼 일이 쎄다는거야."
그렇게 교육겸 테스트를 받고 온 날 엄청 힘들었다며 서빙 알바 체험기를 늘어 놓았다. 들어보니 별것도 아니드만.
나보고 아저씨라니!
공원 근처의 음식점이라 가족단위 고객이 많은 자그마한 음식점은 테이블이 채 치워지기도 전에 손님이 앉기가 일쑤였다고 한다. 경험이 전무했으니 지시받으랴 손님 눈치 보랴 정신없이 서빙을 하는데 문제의 가족 손님이 치우지 않은 테이블에 앉았다. 꼬마가 테이불에 있던 그릇들을 가르키자 엄마 왈
"어 그거 저 아저씨가 치울거야. 기다려."
라며 아들녀석을 쳐다보았다고 한다. 처음 듣는 아저씨란 호칭에 총 맞은 것처럼 잠시 멍해졌다는 녀석은 말을 하면서도 못내 심란한 표정이다. 자기가 그렇게 늙어보이냐면서 어떻게 자기를 아저씨로 볼 수 있느냐며 한숨까지 내 쉰다.
"으이구 녀석아, 그나마 다행이여. 앞으로 네가 듣게 될 호칭은 아저씨, 삼촌, 어이, 저기요, 이봐, 거기, 총각, 학생등등 게다가 야! 까지 아주 다양할텐데 뭘 그걸 가지고 호들갑이야. 그리고 원래 사람대하는 서비스가 가장 힘들다. 근데 너한텐 그게 좀 필요해."
500원 더 준다는데 혹해서 기분좋게 날아갈듯 가더니 호칭 하나에 풀이 죽은 이 어리숙한 아들아! 한푼이 소중한걸 몸과 마음으로 깨닫게 될게다. 개 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랬다고 열심히 번 돈 제대로 쓰는 법도 배우길 바란다.
엄마가 좋은 상담을 해 줄 수도 있고 대신 관리도 잘 해줄테니 믿고 맡겨보는 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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