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을 보는 창/의미있는 일상

가정의 달 줄줄이 사탕처럼 이어진 기념일, 5월이 주부는 괴롭다

 

가정의 달 줄줄이 사탕처럼 이어진 기념일, 5월이 주부는 괴롭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특히 올해는 석가탄신일부터 3일간 연휴라 꽃구경도 할겸 가족 나들이나 여행을 계획하는 가정이 많을 것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햇살 샤워를 하면서 봄기운을 한가득 마셔보는 것도 좋겠다.

하지만 주부들에게 5월은 명절 다음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달이다.

어린이날을 비롯해서 어버이날, 스승의 날등을 챙겨야만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에 마트에 갔더니 요기조기 아이들 눈길을 사로잡는 장난감들이 커다란 궁전 속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이제 우리 아이들은 어린이가 아니라서 눈여겨 볼 필요가 없어졌지만 얼핏 가격대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비싸도 너~~무 비싸다. 하긴 예전에 아이들에게 사 준  관절이 움직이는 인형과 변신 로봇도 저가는 아니었다. 지인의 남편은 초등학생 딸에게 고가의 팔찌를 아이 아빠가 사주었다며 은근히 자랑섞인 말을 한다.

 

 

그리고 바로 어버이 날, 보통은 양가 어른들을 챙겨야 하는데다 단위가 있으니 그것도 부담스럽기만 하다. 라디오에서는 종일 어버이날 선물에 대한 이야기들이 흘러 나오는데 어버이날 선물 1위는 현금이었다. 어른들은 무조건 사다 주는 선물보다 당신이 사고 싶은 것을 사고 싶다고 하신다.

그 중 인상적인 선물은 '가족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엄마의 이야기였는데 한번도 모든 가족이 모여서 밥을 먹은 적이 없었다는 엄마는 다같이 모여서 사진 한 장 찍고 밥 한끼 먹는 선물을 받고 싶다고 하였다. 그 마음이 전해져 내 마음도 짠해졌다. 모두들 진정한 마음이 담긴 선물을 준비하셨나요? 그렇다고 정말 마음만 가져가시면 안된다는거 아시죠.ㅎㅎ

 

 

 

그리고 스승의 날, 어릴 땐 반에서 아이들이 반비를 걷어 교실을 치장하고 작은 선물을 사서 조촐한 파티를 했지만 요즘은 어린이집 선생님부터 학원 선생님까지 챙겨야 하니 그 범위가 훨씬 더 넓어졌다.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만큼 신경을 쓸건 아니지만 대상에 따라 그 이상 신경을 써야하는 선생님도 있기 마련인지라 고민이 깊어진다고 한다. 요즘은 선생님이 선물을 받으면 안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다 안받으시는것도 아니라서 눈치보기가 시작된다. 아이가 있기 때문에 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석가탄신일(17일) 연휴와 성년의 날(매년 5월 셋째 월요일 20일), 부부의 날(21일)이 줄줄이 사탕마냥 주머니를 노리고 순서를 기다린다. 이럴거면 5월에 보너스가 한 번 더 나와야만 셈이 맞는다. 쓸 돈은 정해져 있고 나갈 곳은 많으니 머리를 써서 순서를 매기지만 결론은 항상 '부족'하다.

5월의 마지막 날에는 이래저래 애쓴 주부들을 위해 법정공휴일을 하루 주는 법안을 누가 안 만들어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