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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검은 자본의 실체

 

IMF 검은 자본의 실체

 

 

1998년 우리나라는 IMF 구제 금융으로 시중 예금 금리가 20%를 넘나 들었다.

그때는 외환이 고갈되어 지원을 받는 입장이라 고금리가 펼쳐지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 모두들 생각했다.

 

다행히도 온 국민의 금모으기 열풍 등 자발적인 참여와 허리띠를 졸라매는 범국가적 인내로 빠른 시간 안에 IMF 구제 금융의 사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엄청난 국부가 외국인의 손아귀로 들어갔으며, 그 휴유증은 상당 기간 우리를 괴롭혔다.

 

 

 

 

 

어두운 터널을 빠져 나온 후 IMF 구제 금융에 대한 회의적인 평가들이 줄을 이었으며, 얼마 전 유럽발 경제위기에서도 IMF 구제금융을 극렬히 반대하는 유럽인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러면 왜 IMF 구제금융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이 계속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IMF 구제금융을 받은 대부분의 나라(대한민국은 예외임)가 더 어려운 처지에 빠졌는지 궁금해 진다.

 

이번 글에서 IMF라는 국제기구의 가면을 벗겨 보도록 하겠다.

 

 

 

과연 IMF는 구원투수가 맞을까?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외환위기로 큰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다행히도 IMF에서 차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대신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이행해야 합니다. 물론 구조조정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하면 우리는 좀 더 나은 경제 시스템을 갖추고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할 수 있습니다.

 

 

위 문장은 IMF 구제금융(차관)의 지원을 받는 나라의 지도자들이 국민에게 호소하는 소리다. 1998년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똑 같은 호소를 들어야 했다.

 

그러면 IMF 구제금융을 받고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이행하면 더 잘사는 나라가 되었을까?

 

위기에 처한 나라가 곤경에 빠진 이유는 이번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지만 이 또한 세계 금융재벌들의 검은 행각임을 안다면 IMF라는 국제기구와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어째든 IMF의 역할은 회원국(2011년 기준 187개 국가)의 국제수지에 위기가 닥치면 차관을 지원하여 국제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데 있다. 그런데 실제로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받은 나라들이 어떤 상태로 전락했는지 미셸 초스도프스키의 『빈곤의 세계화』라는 책에 잘 나와 있다.

 

<사례 1>

70년대까지만 해도 아프리카 소말리아는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국가였다. 하지만 IMF가 제공하는 차관을 받고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이행한 소말리아는 수입 곡물에 의존하는 국가가 됐다.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자립 경제 기반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결국 소말리아는 빈곤의 구렁텅이로 떨어지고 말았다.

 

<사례2>

아프리카 르완다 역시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지역 농산물 시장, 지역 생산기반, 그리고 커피 경제가 모두 파괴되었고 도시의 고용 및 사회보장 프로그램도 와해됐다.

 

<사례3>

인도에서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경제적 학살'과 다를 바 없었다. IMF는 인도에서 최저임금 철폐와 임금을 물가에 연동시키는 물가연동제의 전면적 폐지를 촉구했다.

 

그 결과로 인도 사람들은 하루에 50센트도 안 되는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당시 인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기아로 목숨을 잃었다.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이행한 100개국이 훨씬 넘은 나라들에서 대부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일들이 벌어졌다.

 

그렇다면 IMF가 강요하는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어떤 것이기에 이런 상황이 일어나는 것일까?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실체는?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외환과 수입 통제의 철폐 혹은 자유화

환율 평가절하 및 고금리 정책

긴축 재정 등을 통한 인플레이션 방지

해외 민간 투자의 적극 유치

공기업 민영화

정부 규제 철폐

복지 등 공공 지출 대폭 축소

외국 기업을 위한 완전한 시장 개방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임금 동결 및 삭감

노동조합 무력화

노동 유연

 

 

1998년 우리나라를 송두리째 삼키던 외국자본들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가?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잘 들여다보면 결국 해당 나라의 시장을 해외 자본에게 완전히 개방하고 정부 및 공공 부문을 급격하게 위축시키는 일련의 마스터 플랜이다.

환율의 평가절하, 고금리 정책, 외환 규제 철폐, 시장 개방 등은 잘 연결된 시나리오이다.

 

 

 

 

 

우선 IMF는 차관을 받는 국가에 고금리 정책을 실시한다. 이런 고금리 정책의 명분은 'IMF 긴급 차관을 받을 정도로 경제가 망가졌으니 향후 경제를 살리려면 돈이 필요한데 너희는 돈이 없으니 외국 자본이라도 들어와야 하는데 그러려면 이자라도 많이 줘야 망가진 나라에 자본이 들어오지 않겠느냐?'라는 논리이다.

 

이런 고금리 정책과 동시에 IMF는 주식시장, 금융시장을 포함한 다양한 시장을 개방해서 외국 금융자본이 들어오는데 방해가 되는 문턱을 없앤다. 그런데 이때 들어오는 자본은 공장 지어주고 고용 창출해주는 그런 자본이 아니며, 순수한 돈놀이를 위한 투기 자본이 대다수이다.

 

고금리 상황과 더불어 주식은 곤두박질친 상태로 외국 투기자본들은 굶주린 포식자같이 고 평가된 외화로 헐 값의 주식을 쓸어 담는다. 이때 빠져나간 국부는 수 십 년간 피땀 흘려 모은 서민들의 알토란 같은 피눈물이다.

 

거기에다 알짜배기 공기업을 민영화하여 헐 값에 인수하고 한 나라의 경제를 현금인출기 마냥 주물럭거리니, IMF라는 국제기구를 빙자한 외국 금융재벌들의 마수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한 순간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나락으로 전락한 상처투성이만 남게 되는 것이다.

 

1998년 우리나라도 경험했듯이 수많은 서민들이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나앉게 되었으며, 설상가상으로 국민들이 낸 세금도 부채 상환으로 쓰이니 결국은 모든 부가 IMF 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당연히 일반 국민들이다.

한마디로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서방 투기 자본들이 차관을 무기로 한 나라를 완전히 집어삼키는 각본의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