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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동화로 보는 세상

돈 때문에 울고 웃는 세상 '허생전'을 읽고



연일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들리는 소식들은 머지않아 당장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듯 사람들을 긴장시키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위험한 상황에서 어떤 안전한 행동도 하지 못하고 그 위험을 그대로 맞닥드릴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돈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돈이 없는 사람은 갖고 싶고 돈이 많은 사람은 더 갖고 싶게 만드는 돈. 돈에 대한 옛날 사람들의 생각은 어땠을까?

찢어지게 가난한 선비였던 허생은 부인이 돈 좀 벌어오라는 잔소리에 읽던 책을 놓고 돈을 벌러 나간다. 그는 부자에게 만냥을 빌어 제사에 쓰이는 모든 과일을 사들인후 과일값이 오르자 비싼값에 되팔아 십만냥을 벌었다. 매점매석으로 10배의 장사를 한것이다.

이후 허생은 같은 방법으로 말총을 사들인후 되팔아 100만냥을 벌었다.  과일은 양반과 일반백성들 모두를 이용한 돈벌이였다면 말종은 그나마 잘사는 양반들의 돈을 끄집어냈다는 점이 다르지만 돈 버는 방법이 정당하지는 않았다.

허생이 7년동안 책만 읽은 선비였는데 그가 읽은 책 중에 돈버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도 있었던걸까?
마치 그동안 계획이라도 세웠던 사람처럼 그는 집 밖으로 나오자마자 큰 돈을 빌리고 더 큰 돈을 벌게 되니 말이다.

노동없이 앉은 자리에서 10배의 장사로 돈을 버는 모습은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틀리지 않아보인다. 이건 혹시 그간 허생이 했던 공부의 힘은 아닐까?

허생은 배를 산후 도적떼를 모아 아무도 살지 않는 섬으로 가서 그들에게 농사를 가르치고 자립해서 살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 섬을 떠났다. 허생이 도적들을 선택해 섬으로 이주시킨 것은 일반 백성들을 지키고자하는 이유가 있었고 또한 도적들의 자립갱생(?)이 격리된 공간에서 필요했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집으로 돌아온 허생은 변부자에게 돈을 갚고 다시 가난한 선비로 돌아갔으나 변부자가 허생의 생활을 돌보아 주었다. 이후 변부자가 데려온 이 장군에게 오랑캐를 무찌를 3가지 방법을 알려주었으나 이 장군이 선뜻 받아들이지 않고 이것저것 따지며 행동으로 옮기지 않자 버럭 화를 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이장군과 변부자는 다음날 좋은 방법을 얻을 욕심으로 허생의 집에 찾아가니 그는 이미 어디론가 떠나고 없었다. 이 부분은 양반들의 생산성 없는 행동을 꾸짖는 내용이다.
이건 이래서 못하고 저건 저래서 못하고 앉아서 궁리만 하는 한심한 양반들과 권력층을 꼬집어 그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려 했다.

조선후기 실학자였던 박지원 선생의 '허생전'은 해외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궁핍한 백성들의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하고자 했던 선생의 뜻이 담긴 소설 작품이다.

옛날 양반들은 절대로 일을 하면 안되다고 생각했다. 오직 글 속에 진리가 있으니 당장 굶어 죽더라도 양반은 돈을 버는 노동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양반들은 겉으로만 돈에 관심없는척 했을뿐 그들의 돈에 대한 욕심은 비열한 장사치들 보다 덜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은척 했을뿐이다.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백성들에게 거둬 들인 돈으로 양반들은 그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품위를 유지했다.  

예나 지금이나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돈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는 예전 사람이나 현대인이나 마찬가지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