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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지혜로운 이야기

복수불반분 - 강태공의 기다림과 엎질러진 물

 

복수불반분 - 강태공의 기다림과 엎질러진 물

 

중국 주왕조 때 여상(본명은 강상)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뛰어난 능력과 높은 학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시기가 '지금'이 아님을 알고 벼슬에도 돈벌이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고 강가에서 낚시를 드리우며 세월을 보냈다.

곁은 지키던 부인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친정으로 가버렸고 여상은 강가에서 늙어 갔다.

 

엎질러진 물

주나라 문왕이 인재를 구하고 있을 때  강가를 지나다가 여상을 보고 그의 지혜로움에 탄복하여 그를 궁으로 불러 스승으로 삼았는데 그가 바로 '강태공'이다.

오래도록 바라던(望) 사람이라 하여 태공망(太公望)혹은 강태공(姜太公)이라 불리게 되었다. 훗날 강태공이 제나라의 제후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그의 부인이 다시 찾아와 부인으로 받아줄것을 요청하자 강태공은 바가지의 물을 바닥에 부은 후 다시 담으면 부인으로 받아주겠다고 했다.

물을 담으려 애쓰는 부인을 보며 쏟아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으며 한 번 떠난 부인은 돌아올 수 없다 하였다.

 

강태공의 기다림

여상이 주나라 문왕을 만난 것은 80여세쯤이라고 한다. 그동안 그는 때를 기다리며 낚시를 했다고 하지만 바늘이 없는 낚싯대를 드리우고 자신을 알아 줄 임금을,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때를 기다렸다는게 맞는 말이다. 

 

 

오랜 세월 동안 강태공이 낚시만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여씨춘추'에도 나오는데  강가에서 문왕을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라 문왕에 대해 사전 지식을 가지고 일부러 그가 지나는 강 가에서 기다린 것이라고 쓰여 있다. 

강태공이 낚시를 한 이유는 물고기가 아니라 자신이 등장할  '때'를 잡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는 멋지게 찬스를 잡았다.

 

복수불반분

화려한 복귀를  한 남편에게  떠났던 부인이 다시 돌아오게 해 달라고 하자 그는 쏟아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음을 말하고 떠났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 고생을 견디지 못하고 떠난 부인에게 너무 박절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지만 알 수 없는 것이 부부간의 사정이라 이러쿵 저러쿵 말할 것은 못되지만 행여 부와 명예를 얻게 된 강태공이 늙어 버린 조강지처가 눈에 차지 않아 한 행동은 아니길 바랄뿐이다. 

이때부터 복수불반분은 저지른 일은 다시 돌릴 수 없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