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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ITX 청춘열차 타고 춘천으로 추억 여행을 떠나다

 

ITX 청춘열차 타고 춘천으로 추억 여행을 떠나다

 

이번 추석 연휴엔 하루도 집에 있지 않으리라 결심했던 것을 실행에 옮기느라 추석 당일을 빼고는 계속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차량을 이용하기도 하고 지하철을 타기도 하고 그리고 기차 여행까지.

  

 

 

기대하지 않았음에도 아주 다행히 기차표를 예매 할 수 있었다.

용산에서 출발하는 ITX 청춘 열차, 목적지는 춘천. 사전 계획 없이 정해진 기차 여행은 비교적 가까운 거리임에도 설레임을 준다.

서울행 표를 구하지 못했지만 돌아오지 못할 이유는 없다. 지하철이 있으니 말이다.

나를 유난히 이뻐하셨던 막내 이모가 사는  춘천에  방학때마다 놀러와 2-3주간 지내다 가곤 했는데, 엄마의 잔소리도 없고 맛있는 것도 먹고 특히 집에 갈 땐 용돈도 두둑히 받을 수 있었던 파라다이스 같은 곳으로 기억된다.  

 

 

 

춘천역, 가방 하나 메고 내리면 휑하던 역전 광장의 모습은 간데 없고 몇배는 커진 현대식 역사 건물이 빛을 발한다.

저멀리 울긋불긋 코스모스가 바람에 하늘거리고 시원한 강바람이 장난치듯 머리를 흐트러 버린다.

얼굴을 가리는 머리를 잡고 한바퀴 빙 둘러 보는데 눈에 익은 곳이 전혀 없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의암호에는  치마폭이 날리는 소양강 처녀가 쓸쓸히 강바람을 맞고 있다.

유명한 대중가요 '소양강 처녀' 노래가 스피커를 통해 구성지게 흘러나오니 노래비에 적힌 가사에 맞춰 같이 흥얼거리게 된다. 그나저나 군대 간 오라비는 잘 돌아왔는지.... 

 

 

 

의암호 둘레길은  울창한 나무들이 터널처럼 서 있는 산책길과 자전거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춘천 시민들과 춘천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면서 멋진 일몰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강을 끼고 숲 속을 달리는 기분에 자꾸 가속 페달을 밟게 된다. 저 길 끝에는 어릴 적 내가 내렸던 춘천이 다시 보일것만 같다.

 

 

 

그 유명한 춘천의 막국수와 닭갈비를 먹기 위해 나름 이름난 집을 찾아 갔지만 역시....모든 음식은 서울이 제일 맛있는것 같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철판 닭갈비를 맛있게 볶아주시던 주인 할머니의 친절한 대접에 기분은 한껏 좋아졌다.

게다가 서울행 열차표를 입석으로 구했는데 열차와 열차 사이에 마련된 간이 좌석을 차지(?)할 수 있어서 입석표로 앉아서 서울까지 편안히 왔다.

 

 

 

 

번개처럼 다녀 온 반나절의 춘천 여행이 만들어 준 오늘이 다음엔 또 어떤 추억으로 기억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