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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창/느낌있는 여행

천혜의 자연이 숨쉬는 양구 - 광치자연휴양림(계곡)과 국토정중앙천문대

 

천혜의 자연이 숨쉬는 양구 - 광치자연휴양림(계곡) 국토정중앙천문대

 

'양구에 오시면 10년 젊어집니다'라는 인상적인 푯말과 함께 양구에 들어섰다.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청정지역을 말하는 것 같은데 생전 처음 방문하는 입장에선 그리 가슴에 와 닿는 문구는 아니었다.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고 이렇다 할 특산물도 없고 얼마전까지는 교통수단도 힘겨웠던 곳으로 기억되는 양구, 15년만에 언니를 만나러 가는 어머님을 모시고 가을 나들이겸 들어서니 이렇게 좋는 곳이 있었나싶게 양구는 매력적이다.

 

 

 

 

양구에는 인공위성이 극동,극서,극남,극북의 네지점을 15일간 실측하여 정한 우리나라의 정중앙점인 배꼽마을이 있는 곳이다. 도촌리에 가면 천문대와 함께 정중앙점을 볼 수 있다.

 

 

 

 

한여름 휴가철이 지나서일까 휴일임에도 춘천고속도로는 한가하다.

마음같아서는 천천히 달리며 바로 눈 앞에 있는 것처럼 보여 손을 뻗으면 닿을것만 같은 짙은 초록의 산들을 눈에 담아 보고 싶었지만 갈 길이 바뻐 아쉬웠다. 양구의 산들은 아직  여름을 떨쳐 내지 못했다.

 

 

 

 

개장 한지 얼마 안되는 광치 자연휴양림은 매표소 직원만 있을뿐 인적이 전혀 없다.

처음엔 병풍처럼 둘러선 산들과 깊은 계곡 물소리가 복잡한 머리와 지친 몸을 식혀 준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걸어 들어가다보니 살짝 무섭다는 생각도 들만큼 고요했다. 

 

 

 

 

운치있게 지은 오두막집 마당엔 잡풀이 무성하게 자랐고 사람들로 북적였을 계곡엔 물소리가 세차다.

 

 

 

 

양구의 맛집을 찾아간 곳이 '시래원'이다. 시래기가 주재료인데 소박하고 깔끔한 상차림에 구수한 메뉴들이 입맛을 사로 잡는다.

탁 트인 창문 넘어로 진한 가을 햇살이 떨어지고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칼슘에 비타민, 식이섬유가 많고 콜레스테롤까지 낮춰준다는 시래기 비빔밥이 그야말로 꿀맛이다.

 

 

 

 

비 개인 청명한 가을 속 양구는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흑빛처럼 검은 산 속엔 어떤 것이 살고 있을까 궁금증과 더불어 두려움마저 들게 하지만 어느 새 발걸음은 무엇엔가 끌리듯 산 속으로 향한다.

 

 

 

 

심신산골에 팔순의 노부부가 밭농사를 지으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양구, 주름진 손으로 심고 거둔 곡식을 나눠주시며 짧은 만남을 아쉬워 내내 손을 놓지 못하는 그분들을 뒤로 하고 화살같은 세월을 한숨으로 토해내며 발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