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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History

세계의 홍수신화 - 노아의 방주부터 함흥지방 설화까지

 

세계의 홍수신화 - 노아의 방주부터 함흥지방 설화까지

 

 

올해 초에 개봉된 영화 중에 지난 2004, 23만 명의 목숨을 집어 삼킨 동남아 쓰나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재난 영화가 있다. 제목은 더 임파서블이다.

 

2011년 일본에서 발생한 쓰나미가 마을을 휩쓴 장면을 기억한다면 영화 속의 쓰나미 장면이 얼마나 무섭고 끔찍할 지 상상이 될 것이다.

 

 

 

 

 

영화는 크리스마스 휴가를 위해 태국 카오락에 위치한 오키드 리조트로 여행을 온 가족이 지진으로 발생한 거대한 쓰나미를 맞으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그린 재난영화이다.

 

인류 역사에서 엄청난 자연재해로 인해 순식간에 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경우는 셀 수 없이 많았다. 자연재해의 원인도 화산 폭발, 쓰나미, 지진, 혹한, 홍수 등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사건이며, 그저 자연의 무서움에 무기력한 인간만 있을 뿐 이다.

 

그 중에서도 홍수에 대한 이야기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홍수의 배경과 등장인물은 다르지만 이야기 구조와 전개가 매우 유사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가 모든 지역에서 '홍수 신화'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노아의 방주부터 함흥 지방 설화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서사시인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 서사시>에 등장하는 홍수 신화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놀랍게도 <노아의 방주>와 매우 흡사하다.

 

인구가 크게 늘어나 세상이 시끄러워져 조용히 쉴 수 없게 되자 신들은 인간을 멸망시키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인간의 친구였던 물의 신 엔키는 우트나피쉬팀에게 홍수가 날 것을 미리 알려 주고, 큰 배를 만들어 살아있는 모든 것의 씨를 옮겨 담으라고 지시한다.

 

 

 

 

 

큰비가 여섯 날 일곱 밤 동안 내리고, 우트나피쉬팀의 배는 어느 산꼭대기에 닿는다.

 

우트나피쉬팀은 새를 날려 보내 물이 빠지고 마른 땅이 드러났음을 알아낸다

 

 

중국 쓰촨 지방에도 홍수 신화가 전해 내려온다.

 

"까마득한 옛날 두 형제가 하늘과 땅을 다스리고 있었다.

형인 고비는 땅을, 동생인 뇌공은 하늘을 다스렸다.

 

형제들 간에 다툼이 벌어지자 뇌공은 비를 뿌려 순식간에 세상을 물에 잠기게 했고, 온 인류가 물에 빠져 죽었지만 고비의 아들인 복희와 딸 여와만이 살아남아 인류의 대를 잇는다."

 

이 밖에도 그리스 로마 신화, 마야 신화, 잉카 신화, 인도 신화 등에도 빠짐없이 홍수 신화가 등장한다. 그리고 홍수 끝에 남매만이 살아남는다는 우리나라 흥남 지방의 설화도 홍수 이야기이다.

 

 

 

홍수 신화의 뿌리는

 

전 세계 곳곳의 문명에서 빠짐없이 비슷한 내용의 홍수 신화가 전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신화학자들은 여러 문명에서 물의 범람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가 등장하는 이유는 문명의 발생 지역과 관련 있다고 설명한다. 모든 문명의 발생과 발전이 강을 끼고 일어났다는 점에서 그 공통점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근거로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빙하가 녹으면서 일시적으로 해수면이 크게 불어나 겪게 되었던 사건을 그 이유로 설명하기도 한다. 인류에게 엄청난 재앙이었던 이 치명적인 기억이 '홍수 신화'의 뿌리가 되었을 것으로 짐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