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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ium/Interest

말짱 도루묵은 임금님의 반찬타령 때문에 - 은어와 환목어

 

말짱 도루묵은 임금님의 반찬타령 때문에 - 은어와 환목어

 

 

말짱 도루묵은 '아무 소득이 없는 헛일이나 헛수고'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관용이다. 여기서 말짱은 '모두' '속속들이' '철저히'란 뜻이고, 도루묵은 물고기의 이름이다.

 

도루묵은 이름은 투박하지만 은색의 몸통을 지녔다 해서 '은어'로 불리기도 한다. 은어 외에도 목어, 환목어 등의 별명을 지닌 물고기이다.

 

그런데 이 물고기가 말짱 도루묵이 된 사연은 한 임금의 까다로운 입맛 때문이라고 한다.

 

 

 

 

 

 

도루묵에 관한 역사적 기록

 

허균이 지은 『도문대작』이란 책에는 전국의 식품과 명산지가 기록되어 있다.

 

바로 이 책에 도루묵에 별명이 붙은 사연이 실려 있다.

 

도루묵은 동해에서 난다.

 

첫 이름은 목어(木魚)였는데 전조(고려를 말함)에 도루묵을 좋아하는 임금이 은어라고 고쳤다. 많이 먹어 싫증이 나자 다시 목어라고 고쳤다 해서 환목어(還木魚)라 한다

 

 

 

정조 때 이의봉이 엮은 『고금석림』에도 도루묵에 대한 내용이 있다.

 

고려의 왕이 동천했을 때 목어를 드신 뒤 맛이 있다 하여 은어로 고쳐 부르라고 했다.

환도 후 그 맛이 그리워 다시 먹었을 때 맛이 없어 다시 목어로 바꾸라 하여 '도루목(還木)'이 되었다

 

 

고려의 왕이 동천했을 때 목어를 드신 뒤 맛이 있다 하여 은어로 고쳐 부르라고 했다.

환도 후 그 맛이 그리워 다시 먹었을 때 맛이 없어 다시 목어로 바꾸라 하여 '도루목(還木)'이 되었다.

 

 

 

 

말짱 도루묵의 해석

 

두 이야기의 내용은 비슷한데 정리하면 이렇다.

 

임금이 피란지에서 밥상에 올라온 물고기를 맛있게 먹고 시중드는 상궁에게 물고기의 이름을 물었다. 그러자 상궁은 '()'이라고 대답했다.

 

임금은 이름이 너무 투박하다며 '은어'라는 고상한 이름을 하사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궁에 돌아와 다시 먹어본 그 고기는 예전의 맛이 아니었다. 그래서 임금은 "도로(다시.) ()이라고 하라"고 해서 '도루묵'이란 이름이 생겼다는 것이다.

 

 

한가지 더, 말짱 도루묵과 관련하여 의견이 분분한 것이 있는데 바로 그 임금이 누구냐라는 의문이다.

 

앞에서 살펴본 『도문대작』이나 『고금석림』에서는 고려의 왕이라 기록되어 있지만, 조선조의 인조가 이괄의 난으로 공주에 피신한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설과 선조가 임진왜란으로 피란 갔을 때 이야기라는 설도 있다.

 

 

 

 

 

어쨌든 말짱 도루묵이 관용어의 주인공이 된 사연은 임금님의 반찬타령 때문이라니 재미있다. 그리고 '도로목'이 아니라 '도루묵'이다.